“최소 12시간 극심한 고통”…의료진은 최대 25년형 가능성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2020년 세상을 떠난 축구 레전드 디에고 마라도나는 ‘의료 과실’의 희생양이었을까.

그를 치료하던 의료진과 주변 인물들이 형사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마라도나의 전 경호원까지 법정에서 체포되며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26일(한국시간) 영국 데일리메일과 아르헨티나 현지 언론에 따르면, 부에노스아이레스 산이시드로 형사법원은 마라도나의 전 경호원 훌리오 세자르 코리아에게 위증 혐의로 구금 명령을 내렸다.

아르헨티나 축구 전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의 딸 달마 마라도나가 마라도나의 사망 혐의로 기소된 사람들을 상대로 한 법정 소송에 출석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세자르는 이달 11일 열린 첫 공판에서 마라도나의 주치의였던 레오폴도 루케 신경과 전문의와 통화한 적이 없으며, 친구 사이도 아니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검찰은 SNS 메시지와 바비큐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정신과 의사 아구스티나 코사초프가 마라도나에게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던 정황 역시 세자르가 증언에서 누락한 점을 문제 삼았다. 이에 검찰은 법정에서 즉각 위증으로 기소했고, 재판부는 곧바로 체포 명령을 내렸다.

아르헨티나 검찰은 마라도나의 죽음을 단순한 사고가 아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미 주치의 루케를 포함한 의료진 7명은 이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25년형을 받을 수 있다. 한 간호사도 과실치사 혐의로 추가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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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는 2020년 11월 뇌수술 이후 자택 요양 중 급성 심부전과 폐부종으로 사망했다. 당시 그의 상태를 조사한 의료 전문가 위원회는 “마라도나가 최소 12시간 동안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지만 적절한 응급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소견을 제시했다.

검찰은 이를 근거로 “명백한 위독 신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진은 이를 방치했다”며 의도적 태만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 마라도나의 사망원인이 의료 과실인지, 고의적 방치인지, 또는 은폐 공작인지 아직 진실은 법정 안에서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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