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부터 자수까지…中 인플루언서들 ‘문화 왜곡’ 도 넘어

[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중국의 유명 마술사 가오위텐(高玉天)이 한국 박물관을 방문한 뒤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억지 주장을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가오위텐은 최근 한국의 국립고궁박물관을 방문한 후, 자국 SNS 플랫폼 ‘더우인(抖音)’에 전시물들을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그는 “한국이 중국 자수를 훔쳤고, 혼천의 역시 중국에서 유래한 것”이라며 “금속활자도 당나라 인쇄술을 모방한 것”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 서경덕 “열등감에 기반한 왜곡, 논리도 허술”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1일 “해당 영상은 이미 원 게시물은 삭제됐지만, 더우인 내 다른 계정을 통해 여전히 확산 중”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이 마술사는 더우인에서만 약 30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라며 “최근 들어 중국 SNS에는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쳤다’는 영상이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국은 한국 문화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으며 아시아 문화의 중심이 한국으로 옮겨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열등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김치 담그는 영상도 왜곡…10만 뷰 넘기며 논란 키워
이 같은 움직임은 마술사뿐 아니라 다양한 중국 인플루언서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최근엔 한 중국 인플루언서가 김치를 담그는 영상을 인스타그램 릴스에 올려 1천만 뷰를 돌파하며, 마치 김치가 중국 전통 음식인 것처럼 왜곡한 사례도 있었다.
이에 서 교수는 “이 같은 왜곡은 문제이지만, 반대로 보면 한국 문화가 세계 무대에서 얼마나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지를 방증하는 사례”라며 “이 기회를 한국 문화를 전 세계에 더 널리 알릴 좋은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kenny@sportsseoul.com
기사추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