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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고진현선임기자]‘미스테리’ 대한항공이다. V리그는 외국인 선수의 경기 결정력이 높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올 시즌 대한항공만큼은 달랐다. 외국인 선수 산체스가 부상으로 빠진 뒤 토종선수들이 똘똘 뭉쳐 잇따라 강팀을 잡았다. 1라운드에서 현대캐피탈을 3-2로 따돌릴 때도 산체스가 허리부상으로 빠졌다. 최근 산체스가 슨등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뒤에도 희한한 일이 잇따라 벌어졌다. 지난 2일 선두 OK저축은행을 3-2로 따돌린 뒤 8일에는 7연승을 달리던 삼성화재마저 3-1로 꺾었다. V리그에서 ‘일당백’이라는 외국인 선수 없이 토종선수로만 팀을 꾸려 잇따라 강팀들을 격침시킨 대한항공의 뛰어난 응집력은 그야말로 신비로움,그 자체였다.
이유는 한 가지. 대한항공은 국내에서 날개 공격수들이 가장 풍부한 팀이기 때문이다. 레프트와 라이트를 함께 소화할 수 있는 김학민과 신영수를 비롯해 공수를 겸비한 윙리시버 곽승석 정지석 등이 대거 포진하고 있는 팀이 바로 대한항공이다. 산체스가 빠진 가운데 강팀들을 꺾을 때에도 신영수가 라이트를 맡았고 김학민이 레프트로서 화력의 밸런스를 맞췄다. 그렇다고 대한항공이 산체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를 뽑지 않을 수는 없다. 신영수가 남은 레이스를 붙박이 라이트로 활약하기 힘든 약점이 있어서다. 신영수는 허리가 좋지 못해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며 경기력 역시 기복이 심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은 산체스가 손등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뒤 강팀과의 맞대결은 승리했지만 상대적으로 약팀과의 대결에선 죽을 쒔다. 이 기간동안 대한항공은 2승4패를 기록했다. 1주일에 세 경기를 치른 강행군이라는 변수도 있었지만 강팀과 약팀과의 대결에서 널뛰는 경기력을 보여준 건 결과적으로 대체 외국인선수 영입 결정의 이유가 됐다.
대한항공 김종민 감독은 “신영수가 기복없는 플레이를 펼쳐줄 수 있다면 토종선수들로 팀을 꾸려 잔여 레이스를 치르는 게 훨씬 유리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산체스의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이 불가피하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대한항공의 대체 외국인 선수로는 러시아 국가대표 출신의 파벨 모로즈(28)가 유력하다. 대한항공은 8일 입국한 모로즈를 상대로 꼼꼼한 메디컬체크를 실시한 뒤 별 문제가 없다면 그의 영입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모로즈는 키 205cm 뭄무게 105kg의 탄탄한 체격조건을 바탕으로 파워넘친 스파이크를 구사하는 라이트다. 러시아 대표로도 활약했지만 2016 리우올림픽 예선에선 러시아대표로 차출되지 않아 대한항공의 대체 외국인선수로 낙점됐다. 올 시즌 러시아리그 로코모티브 노보시비리스크에서 주전 라이트로 뛰었던 모로즈는 스파이크 타점 352cm,블로킹 높이는 343cm에 이른다. 높이보다는 파워가 돋보이며 이단 공격에 능해 대한항공 대체 외국인선수로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평가다.
외국인 선수 없이 ‘강팀 킬러’로 위용을 떨쳤던 대한항공이 대체 외국인 선수 모로즈의 영입이후 과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jhkoh@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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