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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경윤기자]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는 올시즌을 앞두고 풍파에 휩싸였다. 전창진 전 감독의 승부 조작 수사와 대들보 오세근의 불법스포츠도박 징계, 주전 선수들의 대표팀 차출로 팀 전력은 ‘만신창이’가 됐다. 김승기 감독 대행은 시즌을 앞두고 “1라운드에서 1승이라도 하면 다행일 정도”라며 큰 한숨을 내쉬었다.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KGC는 똘똘 뭉치며 위기를 타개했다. 열악한 팀 전력으로 1라운드에서 4승(5패)을 건지며 약진했고, 오세근 등 이탈 선수들의 합류 속에 승승장구하며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왔다. 많은 이들은 KGC를 우승후보로 꼽기도 했다.
‘1차 쓰나미’를 잘 버틴 KGC는 요즘 ‘2차 쓰나미’를 맞고 있다. 장신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에게 비극이 찾아왔다. 미국에 있는 로드의 가족이 교통사고를 당해 여동생이 그 자리에서 사망하고 남동생도 중태에 빠진 것. 주변 사람들이 위로의 말을 전하기 힘들 정도로 큰 비극이었다. 로드는 12일 비보를 접한 직후 SK전에 출전하는 등 팀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보였다. 하지만 로드는 정신적인 충격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했다. 결국 로드는 가족의 비극을 추스리기 위해 미국행 비행기를 탔고 24일에 귀국할 예정이다. 김승기 감독 대행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김 감독대행은 “사실 로드가 돌아온다 해도 정상적인 플레이를 해줄 수 있을 지 걱정된다. 운동을 많이 쉰데다 시차적응 문제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정신적인 충격이 너무 클 것이라는 점이다. 잘 이겨내라는 위로를 하기도 힘든 사건이다. 여러모로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위기는 한 두 가지가 아니다. 로드의 빈자리 때문에 경기 출전 시간이 길어진 오세근은 체력 저하에 시달리고 있고 양희종은 지난 16일 전주 KCC전에서 목 부상을 당한 뒤 경기 출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요즘 김승기 감독대행은 끊었던 담배를 다시 찾고 있다. 김 감독대행은 “요새 흰 머리도 굉장히 많이 늘었다. 지도자의 자리가 이렇게 힘든 줄은 몰랐다. 일단 우리 팀의 목표는 지금 자리에서 버티자는 것이다. 상위권 팀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지금 무너지면 해답이 없다. 최악의 상황에서 분전했던 1라운드 때처럼 잘 버텨내겠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 삼성, KGC, KCC, 원주동부 등 4팀은 1경기 차 내에서 치열한 3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bicycl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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