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연재가 지난달 20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2016년 리듬체조 국가대표 및 국제대회 파견대표 선발전’에 앞서 리본연기를 점검하고 있다. 태릉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18.500점이 보인다.’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22·연세대)의 목표는 지속적으로 상향 조정돼왔다. 종목별로 18점대 성적을 얻는 것이 우선적인 목표였지만 지난 2014년 18점 고지는 밟았다. 이후 한 단계 높여잡은 목표는 18.500점대를 넘는 것이었다. 마르가리타 마문이나 야나 쿠드랍체바(이상 러시아) 등 최강자들은 19점대 성적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18.500점은 세계 최정상권 선수들만 발을 들일 수 있는 점수대로 여겨진다.

손연재는 아직 18.500점을 넘어서보지 못했다. 하지만 곧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올 시즌 초반부터 키워나가고 있다. 손연재는 28일(현지시간) 핀란드 에스포에서 열린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종목별 결선에 나섰다. 볼 종목에서 개인 최고기록인 18.450점이라는 높은 점수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월드컵 종목별 결선에서 처음 금메달을 따낸 것도 의미가 있지만 목표로 삼고 있는 18.500점대에 근접했다는 것이 보다 긍정적인 신호로 읽힌다. 그만큼 안정적으로, 실수를 줄이면서 자신이 준비한 연기를 펼쳐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손연재는 지난 모스크바 그랑프리에 이어 이번 에스포 월드컵에서도 개인종합 은메달을 따냈다. 일정수준의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메달의 색깔도 의미있는 부분이지만 손연재가 받고 있는 점수가 안정적인 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경쟁상대들이 실수를 저질러 상대적으로 손연재가 부각되는 것이라기 보다는 손연재 스스로 메달을 얻을 자격이 있을 만큼의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는 고르게 18.400점 전후의 성적을 낸 것이 고무적이다.

지금의 페이스대로라면 대회를 치르면서 올 시즌 새 프로그램이 몸에 더욱 익어들면 점수는 조금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 손연재의 표현대로 ‘눈을 감고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된 후에 남는 과제는 ‘실수’를 줄여나가는 일이다. 리듬체조는 실수에 대한 감점으로 최종점수가 매겨진다. 눈에 띄는 실수를 없애고 완벽에 가깝게 연기해낼수록 높은 점수를 받는다. 종목별 결선 곤봉에서 수구를 떨어트리는 실수를 범하며 7위(17.400점)로 밀려나기도 했다. 약점으로 지적돼 온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겨우내 공을 들였던만큼 체력문제에 대해서는 보다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손연재는 이번 대회에서 개인종합 은메달을 시작으로 볼 종목 금, 리본 은, 후프 동메달을 따내며 다양한 메달을 수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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