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 챔프전이 3-0은 너무 싱겁잖아!
현대건설 양철호 감독이 17일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진행된 IBK기업은행과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세트 스코어 3-0으로 승리하자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2016.03.17. 화성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화성=스포츠서울 이정수기자]“선수들이 코트에서 해냈다. 자신에 찬 표정이었다.”

한 경기 승리로는 웃을 수 없기 때문이었을까.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은 완승을 거두고도 웃어보이지 않았다. 17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챔피언결정전 IBK기업은행과 1차전에서 현대건설은 3-0(25-18 25-23 25-17)으로 승리했다. 3승만 따내면 되는 챔프전에서 먼저 1승을 얻으며 챔피언에 한 걸음 다가섰다.

경기를 마친 뒤 양철호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나섰다. “공격수들이 화력에서 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좋은 경기였다”고 말한 그는 “우승은 항상 마음속에 갖고 있는 갈증이다. 우리는 끝날 때까지 이 경기에 몰입하는 것이 목표다. 그렇게 하다보면 우승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1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현대건설 앞에 남아있는 다음, 그다음 경기가 있는 만큼 긴장을 풀지 말자는 의미였다.

양 감독은 외국인 선수가 빠진 상대 IBK기업은행의 약점을 잘 공략해냈다. 상대의 공격루트가 제한된 만큼 장점인 높이를 살려 블로킹 벽을 단단하게 쌓았다. 블로킹 득점에서 8-4로 앞선 것은 물론이고, 유효블로킹은 23-8로 압도적이었다. 상대 주포 김희진(11점)과 박정아(15점)는 공격성공률이 32%도 되지 않았다. “상대가 잘 때리는 코스, 김사니 세터의 토스 패턴 등을 분석해서 선수들에게 어떻게 막아야할지 주문했다”고 설명한 양 감독은 “하지만 나는 얘기만 해줬을 뿐, 중요한 것은 선수들이 코트에서 그것을 해냈다는 점이다. 배구는 선수들이 하는 것이지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며 값진 활약을 펼쳐준 선수들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1차전 승리는 팀에 자신감을 안겨줬다. 양 감독은 “선수들의 표정을 보니 경기에 몰입해있더라. 자신에 찬 표정들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22점을 기록하며 3세트에서 경기를 마무리짓는데 앞장선 양효진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팀의 집중력이 좋아진 것이 느껴진다. 서로간에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기고 우리가 우승 못할 이유가 없다. 우승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겼다. 지난해에는 공격력이 강한 폴리에게 의존을 많이 했다. 하지만 올시즌은 에밀리도 국내선수중 한 명처럼 느껴진다. 경기에 나선 선수들 모두가 다같이 힘을 합해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 의미있다. 이렇게 해서 우승을 한다면 더 없이 좋은 우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챔프전 경험이 풍부한 황연주는 “사실 플레이오프나 챔프전은 정규리그에 비해 긴장이 많이 된다.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승부기 때문에 경직되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는 별로 긴장되지 않고 마음이 편하다. 선수들이 다 서로 믿고 있다. 공격도 나 혼자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에밀리, (한)유미 언니, 효진이가 있다. 예전보다 떨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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