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박태환이 지난해 8월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공원 바하 올림픽 수영장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리우 | 공동취재단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박태환(28) 부활의 원동력은 스퍼트다.

박태환이 내달 23일부터 열리는 ‘2017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을 앞두고 치른 전초전 ‘세테 콜리’ 대회에서 주종목인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 우승을 거둬 6년 만의 세계선수권 메달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렸다. 세계 톱 랭커들을 제압한 레이스 운영이 빛난 가운데 특히 그의 마지막 50m 구간 스퍼트가 주목받고 있다.

박태환이 지난 24일 열린 세테 콜리 대회 자유형 400m 결승에서 일궈낸 마지막 350~400m 구간 기록은 26초81이었다. 이는 함께 레이스를 펼친 리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맥 호튼(28초03), 동메달리스트 가브리엘레 데티(27초26)을 훌쩍 앞서는 기록으로 참가자 중 유일하게 26초대를 찍었다. 그는 25일 벌어진 자유형 200m 결승에서도 막판 150~200m 구간에서 26초02를 기록했는데, 이는 150m까지 자신을 0.10초 앞서 선두를 달렸던 스코트 던컨(150~200m 27초70)에 역전승하는 추진력이 됐다.

박태환은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서 예선탈락한 뒤 팀 레인 코치와 재결합, 호주 시드니에서 기초부터 착실히 다졌다. 그런 결과들이 지난해 11월 일본 도쿄 아시아선수권과 지난달 미국 애틀랜타 아레나대회, 그리고 이번 세테 콜리 대회에서 계속 나타나고 있다. 박태환은 도쿄 아시아선수권 자유형 400m에서 마지막 50m 구간을 26초41에 주파했고, 아레나대회에선 더 당겨서 26초27까지 끌어올렸다. 세테 콜리 대회에선 앞선 두 대회보다 350~400m 구간 기록이 떨어졌으나 시차 적응을 막 마쳤고, 한창 전지훈련 도중이란 점을 고려하면 26초대 이내에 든 것으로도 고무적이다. 리우 올림픽 같은 종목 예선에서 박태환의 마지막 50m 구간 기록은 27초50에 불과했다.

박태환은 2007년 호주 멜버른 대회와 2011년 중국 상하이 대회 등 두 차례 세계선수권에서 자유형 400m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공교롭게 두 대회의 마지막 350~400m 구간 기록이 각각 26초06과 26초43으로 모두 26초대였다. 6개월 뒤면 한국 나이 서른을 바라보는 그가 26초대 스퍼트를 되찾았다는 것은 신체적·정신적으로 잘 준비하고 있음을 뜻한다. 한편으론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메달, 더 나아가 금메달까지 바라보게 하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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