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배우 유아인, 어쩌다 이렇게 됐나"
배우 유아인이 흔들리고 있다. 그간 SNS를 통해 대중과 소통을 해온 그가 SNS로 인해 여러 구설에 휘말리면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최근 배우 유아인을 둘러싼 이야기를 보면 악플은 많은데 그렇다 할 명백한 이유는 없다. 이쯤 되면 악플러들에게 유아인은 '그냥 싫은 대상'인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다.
유아인의 설전은 지난 18일부터 시작됐다. 한 네티즌은 유아인에게 "유아인은 20m 정도 떨어져서 보기엔 좋은 사람, 친구로 지내라면 조금 힘들 것 같은 사람. 냉장고를 열었는데 덜렁 하나 남은 애호박이 내게 '혼자라는 건 뭘까?'하며 코 찡긋할 것 같음"이라는 글을 남겼다.
이어 유아인은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이라고 맞받아쳤고 한 네티즌은 유아인의 반응에 "그냥 한 말인데 애호박으로 때린다니…한남(한남충의 줄임말로 가부장적 성향 한국 남성을 비하하는 표현) 돋는다. 악플도 아닌데 검색해서 일반인 저격 찌질 돋아"라며 그를 힐난했다.
이를 들은 유아인은 '한남'이라는 표현에 "그냥 한 말에 그냥 한 말씀 놀아드렸는데 아니 글쎄 한남이라녀(코 찡긋) 잔다르크 돋으시네요. 그만 싸우고 좀 놉시다"라는 글로 맞받아쳤다.
또 다른 네티즌은 "너 한국 남자 맞으세요. 태그도 없는데 유아인과 친해지기 힘들 것 같다는 일반인 글 검색해서 애호박으로 때린다는 둥 칼 이모티콘을 쓰고 여자가 올렸으면 팬들이 깔깔 웃으면서 농담이라 그랬을까?"라며 비꼬았다.
이에 유아인은 "살아라, 제발 살아라. 내 인생 말고 너희의 인생을!", "저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저 증오마저 가여게 여기소서. 저들을 구원하소서. 나를 구원하소서!" 등 약 10개의 트윗을 올렸다.
애호박 발언 논란이 커지자 유아인은 "애호박 드립에 애호박 드립으로 성별 모를 영어 아이디님께 농담 한 마디 건넸다가 마이너리티 리포터에게 걸려 여혐 한남-잠재적 범죄자가 되었다. 그렇다. 이곳에 다시 나타나는 게 아니었다. 애호박-현피로 이어지는 발상의 전환이 참으로 아름답고 자유로운 이 세계"라며 한탄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갑론을박 도중 유아인은 "여성이니까 여성 인권에만 힘쓴다는 말은 남성들에게 남성이니까 남성 인권에만 힘쓰라는 말과 같다. 타인의 이해와 존중을 원한다면, 개인에 매몰되지 말고 타인을 존중하며 함께하라는 말씀드렸던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해당 글이 퍼지자 그룹 빅뱅 탑과 대마초를 흡연, 물의를 빚은 연습생 한서희가 설전에 동참하면서 불씨는 더욱 커졌다.
한서희는 유아인의 발언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재하면서 "여성이니까 여성 인권에만 힘쓰죠. 흑인에게 백인 인권을 존중하는 흑인 인권 운동하라는 것과 뭐가 다른 건지"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김치녀 된장녀 김여사 등등 한국 남자들이 만든 여혐 단어들이 넘쳐나는데 고작 '한남'이라고 했다고 증오? 혐오? 페미니스트 코스프레하고 페미니스트 이용한 건 내가 아니라"라며 "저격했다고 뭐라 하는 분 없었으면 해요. 저는 연예인이 아니라 일반인이거든요"라고 덧붙였다.
지는 것을 싫어하는 유아인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서희와 네티즌들을 반박하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26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심경 글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유아인은 어린 시절 자신이 겪은 경험을 사례로 들며 '페미니즘'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누나 둘을 둔 '귀한 아들'로서 차별적 사랑을 받았음을 고백하고, 제삿날 이뤄지는 엄마를 비롯한 여자들만의 노동을 '유난하고 폭력적인 풍경'이라 표현했다.
그는 "나는 '엄마'라는 존재의 자궁에 잉태되어 그녀의 고통으로 세상의 빛을 본 인간이다. 그런 나는 페미니스트가 아니고서 뻔뻔하게 살아갈 재간이 없다. 우리 엄마는 해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차별 없이 모든 다른 존재들과 기술을 통해 연결되고 싶다. 사회 관계망 서비스 안에서 진정한 관계를 갖고 싶다"며 SNS를 통해 소통하는 이유도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아인은 전통적 역사에서 다른 유형의 인간들이 전쟁과 지배의 역사에서 생물학적 기능과 사회적 역할의 차이를 차별로 전환했다며, 이제는 전통적인 전쟁에서 벗어나 기술로 만들어진 신세계에서 품앗이하며 평화를 찾아볼 것을 제안했다.
유아인은 "나는 페미니스트다. 하하. 그러거나 말거나, 뭐라고 주장하든, 뭐라고 불리든 나는 그냥 이런 사람이다"라며 "그리고 이제 와서 고백하건대 이 글은 성가시게 유행하는 가상세계에서의 그 '페미니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그 유행을 빌어 하는 '인간'과 '관계'와 '세상'에 대한 나의 이야기이다"라고 했다.
그간 군대 구설부터 '밉상 이미지'가 박힌 탓인지 유아인의 행동에 사사건건 태클을 거는 일부 네티즌들이 '억지 논란'을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다.
이를 두고 많은 네티즌들은 "이제는 기침만 해도 논란 만들 기세", "이래도 논란, 저래도 논란. 논란 만들고 싶어서 작정한 사람들이 있는 듯", "상황에 맞게 행동하고 있는데 왜 욕먹어야 하는지 모르겠다", "세상이 왜 이렇게 화로 가득 찼냐"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유아인이 지난 18일부터 SNS 등을 통해 벌인 설전이 대중에게 용서받지 못할 만큼 큰 잘못을 저지른 걸까. 유아인이 그냥 싫다는 이유로 정당한 비판이 아닌 원색적인 비난만을 한 건 아닌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듯하다. 건강한 비판이 아닌 무분별한 악성 댓글은 '범죄 행위'와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사진ㅣ스포츠서울 DB, 유아인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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