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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토니 그란데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피지컬 코치의 주도 아래 본격적인 스페인식 훈련법이 신태용호에 전수됐다.
지난 3일 입국해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그란데 코치와 하비에르 코치는 콜롬비아와 세르비아 친선전에서는 본격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관망했다. 당시 취업비자가 처리 중이었기 때문에 직접적인 업무보다는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을 지켜보며 선수들의 면면을 확인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모든 행정적인 절차를 마친 27일은 달랐다.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을 앞두고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진행한 소집 훈련 첫날 그란데 코치와 하비에르 코치가 지도의 1선에 나섰다.
가볍게 운동장을 돌며 몸을 푼 선수들은 부상을 방지하기 위한 스트레칭으로 열기를 끌어올렸고 패스 훈련을 진행했다. 예전과 다름없는 원터치 패스 훈련이었다. 넓은 공간과 좁은 공간에서 간결하게 패스를 주고받으며 몸을 달궜다. 하지만 훈련이 종료될 무렵 그란데 코치의 주도 아래 진행된 훈련은 조금 달랐다. 정해진 구역 안에서 투 터치 만으로 반대편으로 넘기는 패스와 원 터치로 공을 공간을 여는 훈련을 지시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수비 지역에서 여유롭게 공을 처리하는 것과 공격 지역에서 빠르게 판단해 공을 처리하는 것을 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신태용호에서 피지컬 코치를 맡고 있던 이재홍 코치는 26일 부산 아이파크와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치른 윤영선(상주)과 함께 회복훈련을 진행했다.
이날 훈련은 소집된 20명 가운데 19명의 선수만 참가했다. 23명의 동아시안컵 엔트리 외에 추가로 선발된 김민재는 재활 중이다. 그는 조깅을 이제 막 시작한 수준으로 정상적인 훈련에는 참가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이날 훈련장에도 나오지 않고 숙소에서 수중 재활 훈련에 매진했다. 신 감독은 앞서 지난 21일 동아시안컵 축구대표팀 소집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분위기를 익히고 재활을 시키려고 소집하기로 했다”며 김민재를 선발한 이유를 설명했다. 동료들과 그라운드에서 함께 땀을 흘릴 수는 없지만 팀 미팅에 참가하고 전술 훈련 테스트를 참관하면서 대표팀의 분위기를 익힐 수 있다. 월드컵 준비 모드에 돌입한 징후가 여기저기에서 느껴지면서 울산 훈련 캠프의 열기는 후끈 달아오를 수밖에 없었다.
신 감독은 12월1일 러시아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조추첨식에 참가하기 위해 29일 출국한다. 동아시안컵에 대비하기 위해 조기 소집한 축구대표팀이지만 수장이 자리를 비우는 시간이 생긴다. 내년 6월 월드컵 본선까지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신 감독 입장에서는 단 하루라도 더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그래서 신 감독은 당초 월드컵 본선 준비를 위한 러시아 현지 답사 일정을 취소하고 조추첨식이 끝나자마자 귀국하기로 결정했다. 신 감독은 “원래 경기를 치를 경기장을 둘러보려고 했다. 하지만 동아시안컵 준비를 위해 하루라도 빨리 들어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조추첨식이 끝나면 바로 귀국할 것이다. 경기장은 김남일 코치와 축구협회 직원이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아시안컵을 통해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된 축구대표팀을 만들겠다는 것이 신 감독의 구상이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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