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민지 인턴기자] 그룹 소녀시대 멤버 태연의 교통사고를 둘러싼 진실공방이 치열하다. 피해자와 목격자 간 엇갈린 주장에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태연은 28일 오후 7시 39분쯤 서울 학동로 가구거리에서 논현역 방향으로 가는 3차선 도로 중 1차선에서 3중 추돌사고를 냈다. 운전 중인 벤츠 차량으로 신호 대기 중인 K5 택시를 들이받았고, 택시는 그 충격으로 바로 앞 아우디 SUV 차량과 부딪혔다.


SM 엔터테인먼트 측은 "상대 차량 운전자 및 승객분들께 죄송한 마음이며, 사고 처리에 최선을 다하겠다. 현재 태연은 교통사고에 대한 조치 후 귀가해 안정을 취하고 있으며, 다친 곳은 없는 상태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피해자가 '연예인 특혜' 의혹을 제기하면서 사건의 사실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오가고 있다.


▲ 사고 당일 피해자 A 씨 "구급대원, 피해자보다 연예인 가해자 먼저 챙겨"


이날 오후 10시경 태연이 들이박은 택시에 탑승하고 있던 피해자라고 주장한 A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현장 상황이 담긴 사진과 함께 구급대원들이 피해자보다 연예인인 가해자를 먼저 챙겼다는 후기를 올렸다.


A 씨는 "가해자가 유명 아이돌이라는 이유인지 가해자 먼저 병원 태워 가려고 피해자들더러 기다리라고 했다"며 "택시 아저씨가 안정할 수 있도록 구급차에 잠깐 앉아있으면 안 되냐고 물었더니 가해자 타야 한다고 구급차조차 못 타게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가해자(태연)는 나와서 괜찮냐고 물어보더니 부하 직원 격려하듯 어깨를 툭툭 치기도 했다"며 "응급실에 왔더니 구급대원 하나는 사진이라도 찍었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히히덕 거렸다. 사람을 살린다는 사람들이 사고 난 환자들 앞에서 웃고, 유명인 먼저 챙긴다니 멋지네. 유명세와 인기인이 좋은 거네"라고 구급대원의 태도를 지적했다.


해당 후기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를 통해 순식간에 퍼져나가자 A 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그러나 '연예인 특혜 논란'을 지적하며 태연을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거세졌다.


▲ 29일 목격자 견인기사 B 씨 "태연 특혜는 오해"


논란이 불거지자 사고 당시 차량 견인기사라고 밝힌 목격자 B 씨는 페이스북 댓글을 통해 A 씨의 주장을 반박했다. B 씨는 현장이 담긴 사진과 함께 "현장에서 태연은 사고 나고 놀라서 보험 접수부터 먼저 하고 있었다. 당시 운전석 쪽 에어백이 다 터지면서 가슴 통증과 연기 때문에 어지러워 앉아 있으면서 계속 보험 접수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구급대원들은 다친 사람 먼저 상태를 파악했다. 연예인이라 수근수근하긴 했지만, 기본 대처는 다 했다"며 "음주 측정했는데 음주는 안 나왔다. 태연은 구급차를 타지도 않고, 근처도 가지 않고, 매니저가 와서 병원으로 매니저 차를 타고 이동했다"고 덧붙였다. A 씨와 B 씨의 상반된 주장에 본격 진실 공방이 시작됐다.


▲ 29일 사고 택시 동승자 C 씨 "분명 가해자만 챙겼다"


태연 교통사고를 둘러싼 진실 공방은 피해자 측이 추가 입장을 밝히면서 더욱 미궁 속으로 빠졌다. 29일 새벽 5시경 자신을 사고 택시에 동승한 또 다른 피해자라 밝힌 C 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견인 기사의 주장을 재반박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현재 목에 깁스를 해서 타자 쓰는 것이 불편하고 또 가해자분이 유명인이라 글을 올릴지 말지 많이 망설였다"며 "다만 가해자의 부주의로 사고를 당하고 다친 건 분명 우리인데, 가해자의 팬들이 글을 올린 동료의 인스타 계정과 개인 메일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을 하고 있어서 글을 올리게 됐다"고 글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당시 동료(A 씨)가 격앙된 상태에서 글을 올리긴 했지만, 글은 분명 사실이었다. 더불어 사고 당시, 사고 직후 그리고 지금까지 가해자에게서 그 어떤 죄송하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며 "택시기사 아저씨만 본인이 가슴에서 피가 나고 있는 상황에서도 우리를 챙겼다. 현장에 있던 그 누구도 택시기사를 케어 안 했다"고 말했다.


구급차 논란에 대해서는 "구급대원이 '제일 뒤차 계신 분(가해자) 먼저 태워야 한다. 다음 구급차 오니 그거 타라'라고 말했다"며 "사고 후 약 10~20여 분 밖에 방치되어 있었고 그 누구도 어디가 아프냐고 물어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태연이 어깨를 '툭툭' 쳤다는 동료 글에 대해선 "태연이 어깨를 쳤던 것은 나였다. 나와 동료에게 '괜찮아요?'라고 물어봤고 내가 아무 말도 안 하자 마치 격려하듯 내 어깨를 두 번 치고 다시 차 쪽으로 돌아갔다"며 "그때까지도 태연이라는 것을 몰랐고 젊은 분이 사과 대신 어깨를 쳐서 기분이 매우 상했다"고 덧붙였다.


▲ 29일 출동 소방서 측 "119구급에 '특혜'는 없다"


이와 관련해 당시 태연의 교통사고를 수습했던 소방서 관계자도 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해서 현장 상태를 보면, 가장 위급한 사람을 먼저 응급 처치한다"며 "당시 태연 차량만 에어백이 터졌고, 가슴 통증을 호소한 상태였기 때문에 태연을 먼저 살핀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태연을 구급차로 이송하지 않았지만 가장 먼저 이송했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연예인 특혜'가 아니다.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구급대원들이 이름난 연예인이라고 해서 특혜를 줄 리는 없다. 억울한 피해자를 먼저 보살피는 것이 아니라 가장 (부상이) 심각한 사람을 우선순위로 한다"고 특혜 논란을 강력히 부인했다.


상반된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SM 측의 공식 입장 이후 태연이 추가로 밝힌 바는 없다. 본격적인 경찰의 수사가 시작된 지금, 태연 교통사고 논란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julym@sportsseoul.com


사진ㅣ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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