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래퍼 딥플로우가 배우 유아인의 SNS 글에 '좋아요'를 누른 뒤, 네티즌들의 비난이 쏟아지자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VMC (비스메이저컴퍼니) 대표이기도 한 딥플로우는 29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앞서 딥플로우는 SNS 상에서 페미니즘 관련 논쟁을 이어오고 있는 유아인의 글에 '좋아요'를 눌렀다. 그런데 유아인과 논쟁을 벌이고 있는 일부 네티즌은 이를 비난했고, 딥플로우는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게 됐다.
해당 글에서 그는 많은 힙합 곡이 19금 판정을 받고 자칭 팬들이 곡을 심의하며 평단조차 불순한 단어를 걸러내는 게 현실이라며 "지금 나의 반발심은 젠더 이슈에서 비롯되지 않았습니다. 진심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짜놓은 혐오 알고리즘에서 제 언어는 빠져나올 구멍이 없다는 걸 깨닫고 몇가지 실험을 해봤습니다. 오늘 트위터에서의 제 관종짓도 그 일환이었구요"라고 밝혔다.
딥플로우는 "몇 년 만에 들춰본 국내 트위터는 SNS 라기보다 거의 (완전히) 같은 신념을 가진 사람들끼리 모인 단톡방이라는 인상이었습니다"고 지적했다.
딥플로우는 또 "제가 유아인씨 글에 좋아요를 누른 걸 보고 '니네 표랑 시디 팔아주는 게 대부분 여자인 걸 알고 이러냐'라며 협박하는 분들과는 영원히 거리를 두고 싶습니다"라며 "아티스트를 검열하지 마세요. 그저 기호대로 소비하시길 바랍니다. 인간을 검열하지 마세요.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가 군생활시절 함경도 억양을 썼다는것 만으로 간첩신고를 받고 끌려가셨다던 썰을 어릴땐 그저 흘려 들었던게 문득 떠오르네요"라고 밝혔다.
끝으로 "전 이 글을 용기내서 올립니다. 현 시점에서 누가 약자이고 누가 권력을 휘두르는지 분별력있게 판단해주시길 바랍니다. 아티스트들도 눈치보고 해명하지 않았으면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이하 딥플로우의 글 전문.
글은 무기가 될수있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엔 그저 지뢰와 같군요. 저는 창작자로서 노이로제 걸릴만큼 검열 받으며 활동했습니다. 음원사이트에서 양화는 거의 모든곡이 19금 입니다. 그런데 이제는 방통위가 아닌 자칭 팬들이 우리를 심의합니다. 국내에 얼마 없는 장르 평단은 담합된 명분아래 연말 시상식에서 불순 단어가 포함된 앨범을 색출해냅니다.
지금 나의 반발심은 젠더 이슈에서 비롯되지 않았습니다. 진심입니다. 하지만 그들이 짜놓은 혐오 알고리즘에서 제 언어는 빠져나올 구멍이 없다는걸 깨닫고 몇가지 실험을 해봤습니다. 오늘 트위터에서의 제 관종짓도 그 일환이었구요.
몇년만에 들춰본 국내 트위터는 sns 라기 보다 거의 (완전히) 같은 신념을 가진 사람들 끼리 모인 단톡방이라는 인상이었습니다. 저는 거기에서 소통과 설득을 하려던 목적이 애초에 없었고 가짜 팬들 (혹은 우리가 원하지 않는) 을 걸러내는 미러링이 오늘의 유일한 수확입니다.
제 안위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도 있는데, 리스크를 각오한 만큼 크게 감정이 상하진 않았습니다. 멘션중에 어떤 평론가? 분이 제 언어로 사용할수 있는 영향력과 책임감에 대해서 생각해보라며 절 꾸짖었는데, 저는 제 작은 영향력과 책임감을 더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다른곳에 쓰겠습니다. 이 글을 올리며 제 입장을 밝히는것을 포함해서요.
제가 며칠전에 올렸던 '비즈니스맨' 으로서의 신중하고 영리한 선택에 대해서 걱정하는 분들도 많으신데요. VMC는 예전처럼 홍대에 작은 공연장에서만 콘서트를 하더라도 온전히 저희의 시선과 눈을 맞출 수 있는 분들과 함께하는게 더 의미있고 행복합니다. 이게 제 경영방침입니다.
제가 유아인씨 글에 좋아요를 누른걸 보고 '니네 표랑 시디 팔아주는게 대부분 여자인걸 알고 이러냐' 라며 협박하는 분들과는 영원히 거리를 두고 싶습니다. 아티스트를 검열하지 마세요. 그저 기호대로 소비 하시길 바랍니다. 인간을 검열하지 마세요. 돌아가신 저희 아버지가 군생활시절 함경도 억양을 썼다는것 만으로 간첩신고를 받고 끌려가셨다던 썰을 어릴땐 그저 흘려 들었던게 문득 떠오르네요.
끝으로 그는 "전 이 글을 용기내서 올립니다. 현 시점에서 누가 약자이고 누가 권력을 휘두르는지 분별력있게 판단해주시길 바랍니다. 아티스트들도 눈치보고 해명하지 않았으면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ㅣ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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