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최강희 감독 \'주먹 꼭 쥐고\'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 현대 모터스와 울산 현대 축구단의 K리그1 개막전이 열렸다. 전북 최강희 감독이 경기 전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다. 전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전북은 올시즌 초반 4경기서 전승을 거두는 동안 17골을 터뜨렸다.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순항하는 K리그의 유일한 팀이다. K리그1과 ACL 4경기서 전승을 거뒀다. 이 기간 무려 17골을 터뜨리며 특유의 ‘닥공’을 유감 없이 펼치고 있다. 제주와 울산, 수원 등 나머지 팀들은 아직 들쭉날쭉한 경기력으로 애를 먹고 있다. 비단 K리그 팀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모든 팀들이 시즌 초반에 어려움을 겪는다. 선수 구성에 변화가 있고 선수들의 컨디션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다. 조직력이 올라오지 않아 강팀이 흔들리는 모습도 자주 연출된다. 올시즌의 전북은 다르다. 전북은 아드리아노와 티아고, 홍정호, 송범근, 손준호 등 새로운 선수들이 많지만 원래 그 자리에 있던 선수들처럼 뛴다.

전북엔 스타들이 많다. 이동국과 김신욱, 아드리아노 같은 정상급 스트라이커들이 포진하고 있다. 이재성뿐 아니라 손준호, 이승기, 한교원 등도 다른 팀에 가면 에이스 대접을 받기에 충분하다. 국가대표 수비라인을 전북 수비수들로 꾸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될 정도로 면면도 화려하다. 좋은 선수들이 많은 게 마냥 좋은 건 아니다. 자존심이 강한 스타들이 한 팀에 모이면 잡음이 생길 수 있다. 출전 시간이 부족해 불만을 갖는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전북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K리그에서 가장 화려한 스쿼드를 갖췄지만 ‘내분’이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최강희 감독의 힘이다. 최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하나로 묶는다. 최 감독은 ‘봉동이장’이라 불리며 팬들 사이에서 사람 좋은 캐릭터로 유명하지만 실제로는 누구보다 냉정하고 칼 같은 인물이다. 훈련에서 경쟁력을 증명하지 못하고 정신적으로 나태해진 선수는 가차 없이 눈 밖으로 낸다. 팀 내에서 그 누구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전북만의 문화를 만든 주인공도 최 감독이다. 전북 선수들은 하나 같이 “훈련이 경기보다 더 힘들 때도 있다. 훈련에서부터 모든 선수들이 100%를 쏟기 때문에 긴장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한다. 이동국, 김신욱 같은 최고의 공격수들이 군말 없이 벤치에 앉아 기회를 기다리는 건 최 감독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한 번 믿은 선수는 끝까지 믿는 것도 최 감독의 리더십이 갖는 특징 중 하나다. 이동국이나 김진수, 김보경 등이 전북서 부활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올시즌에는 홍정호가 최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고 있다. 팀이 빠르게 하나로 뭉치는 배경이다.

최 감독이 전북 사령탑에 오른지도 13년이 지났다. K리그 최장수 감독으로 시골팀이었던 전북의 변신을 이끈 주인공이다. 그 사이 무수한 트로피를 팀에 안겼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지도자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올시즌 전북은 K리그1과 ACL 동반 우승을 노린다. 사상 첫 더블이 목표다. 강력한 스쿼드도 더블에 도전하는 원동력이지만 그 뒤엔 최 감독의 리더십이 있다. “선수들을 보면 불쌍한 표정만 짓는다”라고 웃으며 말하는 최 감독의 리더십 없이는 불가능한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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