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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중앙 수비의 생명은 조합이다.
센터백은 상호보완적인 포지션이다. 2~3명이 서로의 약점을 가리는 팀플레이가 필요하다. 과거 레알마드리드의 세르히오 라모스와 페페가 대표적이다. 운영 능력이 뛰어나고 공격적인 라모스가 전진하면 대인마크 능력이 좋은 페페가 뒷공간을 커버하는 역할을 맡았다. 숫자가 다르기는 하지만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 뒤에는 홍명호-최진철-김태영으로 이어지는 스리백이 있었다. 홍명보가 리더 역할을 하고 최진철이 공중을 지배했다. 김태영은 몸을 날려 상대 공격수를 제압했다. 실패 사례도 있다.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한국은 김영권-홍정호 조합을 내세웠다. 두 선수는 비슷한 유형이다. 센터백이지만 발기술, 패싱력이 뛰어나다. 장점이 많지만 정작 수비수의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서로의 단점을 채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수비수는 김민재다. 강력한 피지컬을 활용한 대인마크가 장점이다. 먼저 예측하고 튀어나가 상대 공을 빼앗는 능력이 탁월하다. 덩치에 비해 발도 빠르다. 빌드업 능력도 갖추고 있다. 김민재에게 부족한 건 경험과 운영이다. 현재 대표팀에서는 장현수가 김민재의 파트너로 활약 중이다. 장현수는 수비형 미드필더, 풀백까지 소화하는 멀티플레이어다. 영리하고 수비 라인을 이끄는 능력이 수준급이다. 문제는 장현수가 여전히 신뢰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결정적인 실수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전북의 홍정호가 대체자로 급부상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홍정호는 제2의 홍명보라 불렸을 만큼 기술이 좋다. 미드필더, 공격수들에게 양질의 패스를 제공해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한다. 발도 빨라 전진하는 성향이 강한 김민재를 보완할 수 있다. 월드컵 경험이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결국 홍정호가 포백의 한 자리를 차지하려면 비슷한 유형인 장현수와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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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정호가 안정감을 보여주면 전북 포백 라인이 대표팀에 그대로 들어가는 그림이 완성될 수 있다. 왼쪽에선 김진수가 주전이 유력하다. 이번 소집에 합류한 오른쪽 풀백 최철순과 이용이 모두 전북 선수들이다. 김민재까지 포함해 전북 소속 4명이 월드컵에서 신태용호 수비를 책임질 가능성이 크다. 최근 전북의 수비가 흔들린다는 지적이 있지만 전북은 공격에 무게를 두고 전진하는 팀이다. 센터백 두 명이 짊어지는 수비 부담이 크다. 홍정호도 “나와 민재가 하프라인까지 올라온다. 뒷공간에 대한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대표팀에선 다를 수 있다. 월드컵에서 한국은 절대적인 약자다. 수비 라인을 올리지 않는다. 필드 플레이어 10명이 함께 수비한다. 홍정호의 몸 상태가 전성기 수준으로 올라오면 매일 호흡을 맞추는 전북 수비 라인을 활용하는 게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번 A매치에서 가능성을 보여주면 신 감독이 염두에 두지 않을 이유가 없다. 박건하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현재 시점에선 장현수가 앞서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100% 만족할 만한 수비를 보여주지 못한다. 홍정호가 회복되면 전북 수비수들을 전부 쓰는 게 대표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홍정호는 장현수의 장점을 일부 갖고 있다. 김민재와의 성향도 잘 맞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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