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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시즌 초반 그렇게 부진했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좋아졌다. 울산의 상승세가 결과로 나오고 있다. 벌써 12경기 연속 무패다.
울산은 최근 K리그1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오가며 치른 12경기서 7승 5무로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13일 안방에서 열린 경남과의 K리그1 13라운드에서 1-1로 비겼다. 전반 직후 강민수가 손가락 부상으로 교체되고, 후반 시작과 동시에 정재용이 퇴장을 당하는 악재 속에서도 패배를 면했다. 주중 ACL 16강을 치러 체력에서도 열세였다. 말컹에게 실점해 승리하진 못했으나 의미 있는 승점 1점을 획득했다. 이날 경기 무승부로 울산은 승점 19점을 기록, 상위스플릿에 해당하는 6위에 도약했다. 2위 수원과의 승점 차는 5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지금 기세라면 이른 시일 내에 선두권 진입도 가능하다.
시즌 초반과 비교하면 180도 다르다. 울산은 초반 8경기서 1승 2무 5패로 부진했다. K리그1 개막 후 내리 4연패를 당해 꼴찌에 머물기도 했다. ACL에서는 선전했으나 K리그에서 헤매 팬들의 비판을 받았다. 불과 두 달 전 일인데 울산은 이제 쉽게 지지 않은 팀으로 변모했다.
지난해 7~10월 울산은 10경기 연속 무패(6승 4무)를 기록한 적이 있다. 당시에는 K리그1과 FA컵을 합친 성적이었다. 올시즌에는 비중이 더 큰 ACL을 병행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무패 기록의 난이도가 더 높다. 게다가 1년 전 실패했던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고, 16강 1차전까지 이겼다. 8강 진출까지 노릴 수 있는 상황이다.
김도훈 울산 감독이 꼽은 무패의 비결은 ‘자율성’이다. 김 감독은 “특별히 선수들에게 무패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다”라며 “선수들 스스로 만드는 분위기가 있다. 인위적인 게 아니다. 그게 중요하다. 감독이나 코치 때문에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알아서 최선을 다한다. 지지 않으려는 욕심도 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짧아질 수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내부 경쟁도 팀을 더 강하게 만든다. 울산은 스쿼드가 풍부한 팀이다. 경남전에서도 ACL 2차전을 대비해 오르샤, 박주호, 박용우, 토요다 등 주요 선수들이 벤치에 앉거나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김 감독은 다른 선수들로도 이길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고민 없이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월드컵이 끝나면 이종호, 주니오 등 공격 자원들이 부상에서 복귀한다. 울산 입장에선 천군만마 같은 존재다. 김 감독은 “머리가 아프다. 행복한 일이다. 팀이 더 좋아지는 하나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만큼 김 감독은 ACL과 FA컵 등 남은 대회에서 더 오래 생존하고 싶다. “기회를 못 줄 때가 제일 힘들다. 경기 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일단 지금 기세를 이어 ACL에서 살아남겠다. 수원과의 2차전에서도 반드시 이길 것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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