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참여정부 시절 노동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지낸 노사관계 전문가 송모씨가 억대 계약을 맺고 삼성의 ‘노조와해’ 계획을 수립하는 데 도움을 준 정황이 드러나 검찰이 22일 송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성훈 부장검사)는 삼성전자 노무 자문위원으로 있는 송씨에 대해 노조법위반 혐의 등으로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전날 송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으나, 송씨가 혐의 대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4년∼2006년 김대환 당시 노동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지낸 송씨는 2014년 초부터 최근까지 삼성전자와 매년 자문 계약을 맺고 자회사 삼성전자서비스의 노조 대응 전략을 함께 짠 의혹을 받는다.

 검찰은 송씨가 금속노조 집행부의 동향을 수시로 파악한 뒤 ‘노조활동 = 실업’이라는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식으로 삼성전자 및 삼성전자서비스 본사 임직원과 함께 노조와해 공작을 벌인 것으로 판단했다.

 고용 승계 없는 협력사 기획폐업, 노조 주동자 명단 관리 및 재취업 방해, 노조원 차별에 따른 ‘노노 갈등’ 유발 전략 등 각종 노조와해 공작이 그의 구상에서 나온 게 아닌지 검찰은 의심한다. 그가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목모 상무, 삼성전자서비스 종합상황실장인 최모(구속기소) 전무와 매주 회의를 한 정황도 파악된 상태다.

 검찰은 송씨가 삼성과 계약을 맺을 당시 김대환 전 장관이 노사정위원장을 지낸 점에서 삼성이 송씨를 통해 노사정위원회에 영향력을 미치려 한 것이 아닌지도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사정위원회는 노동계, 경영계, 정부가 참여해 노동 현안을 협의하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다.

 아울러 검찰은 송씨가 삼성에서 계약을 맺도록 양측을 주선한 고위급 인사가 있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은 경찰청 소속 간부 A씨가 삼성전자서비스 노사 간 교섭 과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정황도 포착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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