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황철훈기자]영국항공을 이용중인 인도인 가족이 울음을 그치지 않는 아이 때문에 이륙 직전 비행기에서 쫓겨났고 이 과정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인도 정부가 해당 항공사인 영국항공(British Airways)에 해명을 요구하면서 외교 문제로 비화할 조짐까지 보이고 있으며, 인도인들은 항공사에 대한 보이콧을 요구하는 등 격하게 반응하고 있다.
10일 영국과 인도 언론에 따르면 인도 공무원인 A.P 파탁 씨는 인도 항공부의 수레시 프라부 장관에게 영국항공 승무원으로부터 모욕과 인종차별적 행위를 당했다며 최근 항의서한을 보냈다.
파탁은 이 서한에서 승무원이 자신의 3살 아들에게 소리를 지르고 비행기 창밖으로 던져버리겠다는 위협까지 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일은 지난달 23일 파탁 가족이 탄 런던발 베를린행 비행기 안에서 벌어졌다.
파탁에 따르면 아이는 좌석에 앉게 되자 울기 시작했고, 아이 엄마는 아들을 안고 달랬다. 그때 한 남성 승무원이 다가와 아이를 향해 소리치며 꾸짖었고, 아이는 겁에 질려 더욱 심하게 울었다는 것이다. 이어 비행기가 이륙을 위해 천천히 움직였고, 다시 그 승무원이 와서는 아이에게 “조용히 하지 않으면 창밖으로 던질 것”이라고 말하고는 가족에게도 강제로 비행기에서 내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비행기는 터미널로 되돌아갔고, 공항의 보안요원들이 파탁 가족의 항공권을 빼앗고는 비행기에서 내리게 했다. 파탁 가족 뒷좌석에 있던 다른 인도인 가족도 같은 조치를 당했다. 이 가족은 파탁의 아이에게 과자를 주었다. 파탁은 서한에서 “그 승무원은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했고 인도인들을 향해 ‘빌어먹을’(bloody)이라는 단어도 썼다”고 분통을 감추지 못했다.
파탁은 영국항공 측의 사과와 배상을 요구했다.
이런 소식을 전해 들은 인도인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괘씸한 일”이라며 영국항공에 대한 보이콧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이용자는 인도의 크리켓 스타인 사친 텐둘카르와 국민배우 아미타브 바크찬에게 다시는 영국항공을 이용하지 말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항공사 측의 조치가 옳았다며 일부 옹호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이용자는 항공사의 대응을 “조금도 나쁘게 보지 않는다”며 “우리 인도인들은 기차든 비행기든 인도의 자산을 소중히 하지 않고 있고, 이번 일은 우리에게 좋은 교훈”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이용자도 아이들이 울부짖기 시작하면 인도 부모들 역시 법석을 떨기 시작한다며 3살 아이들은 해외로 나갔을 때 잘 행동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항공 측은 파탁 가족에게 아이를 자리에 앉히고 좌석벨트를 맬 것을 거듭 요구했다며 “이는 비행기가 이륙할 때 안전을 위한 의무사항”이라고 설명했다.
영국항공은 또 이번 불만에 대해 조사하고 있으며 파탁과도 접촉할 것이라고 밝혔다.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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