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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BMW 차량 화재 사건에서 시작된 바람이 수입차 업계에 태풍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BMW가 잇따른 차량 화재 사건으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받으면서 올해 수입차 시장의 왕좌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디젤 모델을 두고도 회의적인 시각이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친환경 모델에게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BMW 리콜 이후 수입차 시장을 전망했다.
◇수입차 1위 싸움, 벤츠에게는 유리단기적으로 볼 때, BMW 리콜 사태로 인한 반사이익의 방향은 현재로서는 섣불리 점치기 어렵다. BMW코리아는 연내 리콜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부품 공급에 차질을 빚는다면 리콜은 해를 넘길 수도 있다. 그러나 리콜이 본격화되고 화재 빈도가 줄어든다면 예상외로 분위기가 잠잠해 질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실제로 차량 화재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7월의 경우, BMW의 판매량은 전월에 비해 5.6% 하락하는 데에 그쳤다. 수입차 전체 판매량이 같은 기간 12% 줄었고, 경쟁 브랜드와 비교하면 오히려 호성적에 가깝다는 평가다. 이른 근거로 당장 BMW 모델 구매를 고려하던 소비자가 다른 브랜드로 넘어가는 경우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차량 화재는 구형 모델에 국한된 경우다. 현재 BMW가 판매하고 있는 모델 중에는 화재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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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번 사태를 주시하며 구매를 미루는 소비자 때문에 수입차 순위 경쟁에서는 메르세데스 벤츠가 BMW에 비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7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메르세데스 벤츠가 4만5784대, BMW가 3만8527대를 기록했다. 7200여대의 격차로 비교적 여유롭게 앞서고 있지만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전년 대비 증가율을 보면 BMW는 19.7%로 메르세데스 벤츠 6%에 비해 좋은 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BMW코리아는 리콜을 최대한 빨리 마쳐야 하기 때문에 선두를 따라잡을 여력은 충분치 않다. 반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오는 9월 주력 판매 모델인 E클래스의 2019년형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마케팅 역량을 쏟아부을 기회를 잡은 셈이다.
이와 관련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이어진 차량 화재로 인해 BMW 이미지가 손상을 입었지만 실제 판매 하락으로 이어질지는 내달 초에나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메르세데스 벤츠가 한 발 더 앞서 나갈 분위기가 만들어진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디젤 시대 종말의 예고편?BMW 리콜 사태는 장기적으로 디젤 모델 전체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클린 디젤’이라는 신화는 이미 깨졌다. 균열은 이를 외친 곳부터 시작됐다. 디젤 모델의 종말을 예언하는 목소리도 높다. 디젤 모델은 강화되는 환경 규제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퇴출 대상으로 전락했다. 닛산 등 해외 완성차 브랜드가 디젤 엔진 개발과 생산 중단을 잇따라 선언하고 있다. 앞으로 사라질 수도 있는 모델을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판매에 영향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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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젤 모델의 대안으로는 친환경 모델이 꼽힌다. 친환경 모델은 국내 시장에서 디젤 모델이 주춤한 사이 외연을 꾸준히 확대했다. 선택할 수 있는 모델이 다양해졌고 대표적 친환경차인 전기차는 1회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도 크게 늘고 있다. 확산되는 디젤 모델의 부정적 이미지는 친환경 모델의 시대를 앞당기는 강력한 동력원으로 꼽힌다. 이같은 이유로 오는 10월 출시 예정인 렉서스 ‘ES300h’의 신형 모델의 판매량이 주목을 받는다. 디젤과 친환경 모델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hong7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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