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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우승 분위기를 느낄 여유가 없다. 팀을 상징하는 리더의 이적설은 공기를 어색하게 만든다.
전북은 지난해에 이어 두 시즌 연속 K리그1 우승을 차지했다.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정복에는 실패했지만 그래도 조기 우승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올렸다. 20일 인천전에서는 우승 세리머니를 앞두고 있다. 좋은 분위기가 이어져야 할 시점에 전북 선수단은 우승 기분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최강희 전북 감독의 중국 이적설 때문이다.
최 감독은 중국 복수 클럽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연례 행사처럼 이 시기에 소문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조금 다르다. 최 감독도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새로운 도전을 검토하고 있다. 올시즌 ACL 우승 실패로 인해 동기부여가 부족하다. 차원이 다른 자본을 갖춘 중국에서 미래를 그릴 수도 있다. 다음 시즌에는 봉동 클럽하우스에서 최 감독의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로 인해 선수단 분위기도 뒤숭숭하다. 전북 선수들은 지난 라운드 울산전서 우승을 확정한 후 휴가를 다녀왔다. 이용과 김민재를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14일 복귀해 다음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선수들도 언론 보도를 통해 최 감독의 이적설을 확인했다. 일단 선수들은 최 감독이 떠나는 것을 믿지 못하겠다는 분위기다. 전북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매번 이런 보도가 나오고 남으셨기 때문에 선수들은 믿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라며 “아무래도 선수들도 우려하는 분위기가 있기는 하다. 차분하게 훈련하는 와중에도 어색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이번에는 확실히 가능성이 있어서 그런지 뒤숭숭한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선수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승이 확정됐지만 그보다는 최 감독의 미래를 더 관심 있게 지켜볼 수밖에 없다”라고 덧붙였다.
최 감독은 봉동과 전주성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선수들도 최 감독 없는 전북을 상상하기 어렵다. 게다가 전북에는 베테랑 선수들이 많다. 3개월 후면 우리나이로 40세가 되는 이동국을 비롯해 조성환, 박원재, 신형민, 최철순 같은 30대 초중반 선수들이 있다. 최 감독은 노장을 신뢰하는 성향이 있다. 이들이 믿음을 받으며 뛴 배경에는 최 감독이 있다. 만약 최 감독이 떠나면 이 선수들도 일정 부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중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아직 먼 이야기지만 만약 새 감독이 오면 내부적으로 큰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
최 감독은 20일 우승 세리머니 후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입을 열 예정이다. 이때까지는 선수들도 클럽하우스에서 어색하게 최 감독을 대할 전망이다. 남은 기간 동안 선수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마음의 준비를 할지도 모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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