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서동철 감독 \'그저 웃지요\'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서울 삼성 썬더스와 부산 KT 소닉붐의 경기가 20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KT 서동철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며 웃고 있다. 2018. 11. 20.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지난 시즌 10승(44패) 밖에 올리지 못했던 부산 케이티가 올 시즌엔 벌써 10승(6패)을 올리며 신바람을 내고 있다. 최근 3년간 하위팀에 머물렀던 케이티가 이렇게 놀라운 변신을 하게 된 비결은 과연 무엇일까.

신임 서동철 감독이 이끄는 케이티는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에서 21일 현재 10승6패 승률 0.625로 단독 2위를 질주하고 있다. 최강이라 평가받는 울산 현대모비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챔프 SK와 다크호스 LG, 전자랜드, KCC보다 윗 순위에 올라있다. 지난 16일 LG전부터는 3연승 행진 중이다.

외국인선수가 바뀌긴 했지만 선수단 전체 모습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2년차 허훈과 양홍석이 팀의 중심일 정도로 아직 어리고 젊은 팀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전히 다른 팀으로 변신했다. 박빙 승부에서 경기 막판 흔들리며 승리를 내주던 나약한 모습도 사라졌다. 선수들의 자신감이 부쩍 강해졌고 서로서로 한발씩 더 뛰고 도와주는 팀플레이가 탄탄해졌다.

서동철 감독은 상승세 분위기를 만든 비결에 대해 “아마 슛이 잘 터지면서 흥이 나서 동반 상승 효과를 가져오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서 감독은 “선수시절 경험에 비춰보면 3점슛은 전염병 같은 느낌이 있다. 터지면 다 터지고, 안터지면 다 침묵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케이티는 외국인선수 마커스 랜드리와 데이비드 로건이 앞에서 이끌어 주면서 분위기가 살아난 것 같다”고 말했다.

최고의 농구 무대인 NBA까지 경험한 랜드리는 슛과 개인기가 좋다. 평균 22.5점을 올리며 득점랭킹 5위에 올라있다. 로건은 프랑스리그 출신으로 조엘 헤르난데스의 대체선수로 뽑았는데 평균 19.62점을 올리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진중한 성격으로 동료들을 살리는 팀플레이를 잘 한다는 평가다. 외국인선수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KBL리그의 특성상 잘 뽑은 외국인선수 두 명은 성적과 직결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 상승세를 설명하기는 부족하다.

가드 박지훈은 케이티의 상승세 비결에 대해 “감독님께서 편하고 자신감있는 플레이를 하게 만들어 주신다”며 서 감독의 세심한 배려가 반전의 숨은 비결이라고 밝혔다. 서 감독도 자신을 낮추면서도 자신감 고취에 대한 얘기는 숨기지 않았다. 서 감독은 “경기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려 노력은 했다. ‘우리는 강팀이 돼가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공격해도 된다’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서 감독은 보기 드물게 남녀농구를 두루 경험한 지도자다. 송도고-고려대 출신인 서 감독은 삼성 썬더스에서 은퇴한 뒤 여자농구 용인 삼성생명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군팀 상무 감독과 남자농구 삼성, 오리온 코치를 거쳐 다시 2013년부터 3년간 여자농구 KB 스타즈 감독을 했고 2017년엔 여자농구 국가대표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다.

똑같은 농구지만 남자에 비해 여자농구는 더 섬세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술과 작전 뿐만 아니라 선수들을 마음을 읽고 배려하며 동기부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능력이 더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남녀농구를 교차해서 경험한 서 감독이 젊은 팀 케이티의 자신감을 끌어올린 것이 신바람 반전을 이끌어낸 또다른 비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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