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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유아인이 작품과 연기에 대한 생각을 말했다.
유아인은 1997년 IMF 위기 속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국가부도의 날’(최국희 감독)에서 금융맨 윤정학 역을 맡았다. 윤정학은 경제 위기를 예측하고 이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과감히 움직이는 인물이다. 유아인은 윤정학을 통해 이익을 바라보며 달려가지만 그 앞에서 좌절하는 이의 모습에 씁쓸함을 느끼는 복합적인 감정의 캐릭터를 그려냈다.
이전 작품과는 또 다른 결의 연기를 펼친 유아인은 ‘국가부도의 날’과 연기, 그리고 인간 유아인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한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했다.
-‘국가부도의 날’의 완성본을 어떻게 봤나.만족했고 안도감도 있었다. 20년 전 IMF 당시의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조화롭게 그릴지를 걱정했다. 아무래도 상처를 드러내는 이야기다 보니 그 때의 상처를 이용하는 영화가 아니고 예의 있게 그려낼 수 있도록 했다. 그래도 우려를 불식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절대적인 기준에서의 만족보단 주어진 현실과 여건 안에서 감독님이 균형을 잘 맞추셨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아인이 연기한 윤정학 캐릭터는 어떻게 보면 작품의 중심과는 멀고 자칫 관객에게 미움을 살 수도 있는 캐릭터다. 고민되지는 않았나.오히려 캐릭터가 이야기의 중심에서도 벗어나있고 튀어야 했다. 다른 감정과 힘으로 이야기의 주변에서 바람잡이 같은 역할이었다. 윤정학은 냉철함보단 일에 몰두하고 그 과정이 감정적이며 힘있게 그려지는 것이 목표였다. 허준호 선배가 연기한 갑수는 감정적 울림을 주고, 김혜수 선배나 조우진 선배가 맡은 한국은행 및 정부 관계자 역할은 중대한 사건을 맡았다. 관객에게 그것만으로 공감이나 흥미를 주기엔 진지한 측면이 있어서 윤정학의 존재감이 전체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김혜수 역시 비중이 적어 배우로서 고민될 수 있는 윤정학 캐릭터를 맡아준 유아인에게 고맙다 전하기도 했다. 출연하게 된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이미 전작에서 볼 수 있듯 인물의 성격이나 도덕성, 비중 등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이 아니다. 일단 김혜수 선배가 있고 이 정도의 비중이라 선택했다. ‘버닝’을 촬영하고 있던 시기에 출연을 결정했다. 너무 큰 비중이나 책임을 혼자 감당하는 역할은 민폐를 끼친다 생각했다. 이 정도의 비중으로 작품에 영향을 주고 이런 성질의 이야기를 김혜수 선배가 끌고 간다는 것이 좋았다. 제작진의 신선한 접근과 발상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뱅상 카셀의 캐스팅도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허준호 선배가 소시민 역할을 연기한 것도 신선했다. 포맷 자체는 아주 신선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캐릭터 접근 자체가 새로운 발상을 갖고 있는 느낌이 영화를 조화롭게 만들었다.
-윤정학 캐릭터를 위해 참고한 작품이 있나?개인적으로 원작이 있는 작품이나 레퍼런스로 제시되는 작품을 먼저 보지 않는다. 보는 순간 카피하게 되더라. 그렇지 않으려 해도 이미 본 것이기 때문에 표현이 될 수밖에 없어서 참고하지 않으려 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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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부도의 날’의 배경이 되는 1997년, 유아인은 어떻게 보냈는지 궁금하다.
초등학교 5학년의 삶을 살고 있었다.(웃음) 그래서 감독님의 경험담을 인상 깊게 들었다. 당시에 상처가 있으시더라. 그래서 이 사람이라면 영화를 잘 만들 수 있겠다 생각했다. 구구절절하지 않고 깔끔했다. 기본적으로 신뢰를 가지고 촬영할 수 있었다.
-윤정학은 금융맨으로 경제에 밝고 발빠르게 움직이는 캐릭터다. 실제 유아인도 재테크나 경제에 관심이 많은지?난 재테크를 못한다. 나름대로 정직하게 벌고 쓰려 노력했던 것 같다. 요즘은 내 마음의 떳떳함을 찾는 것이 쉽지 않더라. 다름을 보여드리는 것에서 아이러니가 발생하기도 한다. 시간이 걸리고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 그래도 이전보다는 더 (내 이야기가)잘 전달된다는 느낌이 있다. 처음 SNS에 글을 올릴 땐 허세, 중2병이란 이야기도 들었지만 이젠 진심을 느껴주시고 지지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있다. 그래서 자극적으로 보이는 아픈 말에 병들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다양한 역할을 해왔지만 여전히 도전하고 싶은 역할이 있는지 궁금하다.난 항상 열려있는데 캐스팅 하시는 분들이 내게 닫혀있는 것 같다.(웃음) ‘유아인은 이런 로맨틱 코미디를 안할거야’, ‘낯간지러운 작품은 안할거야’, ‘이 정도 크기의 배역은 맡지 않을거야’ 하는 선입견을 갖고 계신다. 그런데 난 악역도 하고 망가지기도 했다. 그래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다. 너무 조심스러워 하고 불편해하신다. 유아인이 주는 강렬한 이미지 때문일까. 특히 ‘베테랑’ 조태오 같은 인물로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온라인 상에서의 발언이 그런 편견을 만들 수 있겠구나 싶기도 하다.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알아봐 주시면 감사하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UAA, 김재훈 포토그래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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