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랜선라이프 이영자, 1인 미디어 세계를 알려드릴께요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연예인의 가족에게 사기를 당했다는 이른바 ‘빚투’(빚 too, 나도 떼였다)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연예인의 ‘甲질’ 프레임이 형성되고 있지만 이런 현상이 이어지며 ‘을(乙)’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도 일어나고 있다. 연예인이란 이유만으로 법적으로 전혀 책임이 없는 상황에서도 ‘도의적 책임’을 언급하며 머리를 숙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개그우먼 이영자에게 사기를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피해자 측이 이영자 오빠에게 1억 원의 수표를 빌려주고 받지 못했다는 내용이었다.

글쓴이는 1996~97년경 자신이 운영하던 슈퍼마켓에 이영자 가족이 찾아와 과일·야채 코너를 운영하게 해달라고 해서 이영자를 믿고 코너를 내줬는데 이후 이영자 오빠가 1억 원의 가계수표를 빌려간 후 도주해버렸다고 주장했다. 이후 합의금 3000만원을 받고 고소를 취하했지만 억울하다는 입장이었다.

피해자 측은 법적으로 이미 끝난 일을 다시 언급하며 책임 소재가 불명확한 이영자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에 대해 이영자 소속사 아이오케이컴퍼니는 이영자가 전혀 관여된 바 없고, 피해자에게 이영자 오빠의 정보를 제공했지만 국민청원을 통해 해당 사건을 공론화했다고 억울해 하면서도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처럼 최근 연예인 가족에게 돈을 떼였거나 사기를 당했다고 폭로하는 일명 ‘빚투’는 계속 나오고 있다. 래퍼 마이크로닷으로 시작된 ‘빚투’는 도끼에 이어 비, 마마무 휘인으로 옮겨졌고 배우 차예련과 마동석, 이영자까지 연예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이런 현상에 대해 연예계 한 관계자는 “상대가 연예인이란 점을 이용해 협박을 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는 경우는 예전부터 많았다. 상대가 연예인이고, 불필요한 잡음이 외부에 알려지는 걸 꺼려한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마이크로닷 사태 이후 실제 시시비비를 떠나 피해자라 주장하는 이들의 말이나 글 하나만으로 연예인이 더 큰 비난이나 비판에 직면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전체 내용이 맞고 틀리는지를 떠나 단편적으로 ‘연예인이 이랬다’는 문구 하나만으로도 연예인은 공격당하기 쉽다. 피해자 측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말만 해서 이미지에 타격을 주긴 쉽기 때문에 이런 경우 연예인은 ‘갑’이 아니라 ‘을’이 될 수 밖에 없다. 온라인 상에서 여론몰이가 쉬워진 흐름이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 입장에서는 법적 해결 보다 ‘여론 재판’을 통해 목적을 달성하는 게 손쉽다고 판단할 수 있다. 연예인 입장에선 당할 때 속수무책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연예인은 대중의 사랑을 먹고 사는 존재다. 인기를 얻긴 어려운데 사라지는 건 한순간이다. 그래서 대중의 반응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상대는 이를 악용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다. 이런 행동의 위험성에 대해 경각심을 가질 필요는 있다. 연예인이 무조건 약자가 될 수 밖에 없지만 사실이 아닌 내용, 명예훼손 등에 대해서는 연예인도 법적 대응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도 있다”고 주장했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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