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즈의깊숙한슬라이딩...벤치클리어링촉발![포토]
28일 문학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2차전 3회 박병호의 병살타 상황에서 1루주자 샌즈와 2루수 강승호가 충돌하고 있다. 2018.10.28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3년 전의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스프링캠프부터 명확하게 지침을 전달하고 연습경기와 시범경기에서 뚜렷하게 적용해야 한다. 부상 방지라는 선결과제를 풀기 위해선 선수들이 몸에 배어버린 버릇을 버릴 수 있게 도울 필요가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달 21일 규칙위원회 회의 결과를 발표하며 ‘더블플레이 시도시 슬라이딩 규정’을 신설했다. KBO는 “주자가 더블플레이 성립을 방해하기 위한 목적으로 정당한 슬라이딩이 아닌 방식으로 야수와 접촉하거나 접촉을 시도할 경우 해당 주자에게 방해가 선고된다. 심판원이 해당 규칙을 위반했다고 판단할 시 주자와 타자 모두에게 아웃이 선고되며 주자가 이미 아웃이 된 경우에는 수비측이 플레이를 시도하려고 한 주자에게 아웃이 선고된다”고 밝혔다. 이후 KBO는 지난 16일 올해 첫 실행위원회에서 신설된 슬라이딩 규정이 비디오 판독 대상에 포함된다고 발표했다.

슬라이딩 규정은 이미 대세로 자리매김했다. 메이저리그(ML)가 2016시즌을 앞두고 가장 먼저 2루 슬라이딩 규정을 만들었고 이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도 2루 슬라이딩 규정을 적용했다.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서도 2루 슬라이딩 규정이 있었다. 더블플레이시 무방비 상태가 되는 2루수 혹은 유격수들이 주자의 위협적인 슬라이딩에 큰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꾸준히 발생하자 규정을 신설한 것이다. 일례로 2015년 뉴욕 메츠와 LA 다저스의 디비전시리즈에서 다저스 체이스 어틀리의 2루 슬라이딩에 메츠 유격수 루벤 테하다가 충돌해 그대로 시즌을 마감하는 부상을 입었다. 2015년 9월에는 피츠버그 강정호가 상대 주자의 슬라이딩에 골절상을 당해 시즌아웃되기도 했다.

[SS포토]슬라이딩 박으뜸,\'송구 안돼~~~\'
12일 NC와 LG의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렸다. NC 박으뜸(왼쪽)이 3회말 무사 1,2루 김종호의 내야땅볼에 2루 포스 아웃되고 있다. 2013.03.12 창원|홍승한기자hongsfilm@sportsseoul.com

그러자 ML 사무국은 2루 슬라이딩을 엄격하게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조 토리 경기운영위원장이 2016년 각 구단 스프링캠프 장소에 방문해 새로운 규정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일단 슬라이딩의 방향을 2루 베이스로 제한했다. 슬라이딩이 야수를 향하거나 2루 베이스를 넘어가는 행위에 모두 아웃판정을 내렸다. 주자가 슬라이딩시 다리를 드는 것도 규정 위반에 포함됐다. 내야수에게도 새로운 규정이 생겼다. 반드시 베이스, 혹은 주자를 태그해야 아웃판정을 내리기로 했다.

처음 규정이 발표됐을 때는 반대도 많았다. 특히 선수들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수년 동안 몸에 익은 플레이를 갑자기 바꾸는 게 만만치 않다는 의견이었다. 그래도 규정에 대한 혼란은 없었다. 토리 위원장은 스프링캠프에서 모든 선수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당시 강정호를 비롯한 피츠버그 선수들도 토리 위원장의 교육을 받았다.

KBO리그는 2016년 홈 충돌 방지법을 도입했다. 하지만 2016시즌 초반 규정 적용에 적지 않은 혼돈을 겪었다. 당시 KBO는 ‘2016 공식야구규칙’ 7조 13항에

‘포수가 홈 플레이트를 봉쇄했지만, 심판의 판단으로 주자가 원래 아웃이 될 상황이었다면 포수가 해당 주자의 주루를 방해 또는 저지했다고 간주되지 아니한다’

고 명시했다. 문제는

‘심판의 판단’

이었다. 심판마다

‘주자가 원래 아웃이 될 상황’

에 대한 판단이 달랐다.

결국 심판위원회는 포수들이 홈플레이트를 정면에서 막아서는 행위를 규정 위반으로 적용한다고 발표했고 포수들도 예전 버릇을 버리고 홈 플레이트를 열어 둔채 포구하고 태그하는 훈련에 매진했다.

2019시즌 스프링캠프까지 열흘 남은 가운데 KBO와 심판위원회는 3년 전과 같은 실수를 피해야 한다. 스프링캠프에 앞서 규정부터 명확하게 정리하고 스프링캠프에선 사진과 동영상 자료를 선수단에 전달하며 교육할 필요가 있다. 미국 애리조나와 일본 오키나와 연습경기에 KBO 심판진이 파견되는 만큼 정규시즌 중에는 혼돈을 피할 수 있게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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