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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스쿼드의 부족함을 전술 완성도로 채우는 팀이 바로 성남이다.
승격팀 성남은 K리그1 초반 5경기서 1승1무3패 승점 4로 9위에 올라 있다. 개막 후 연패를 당했으나 수원을 꺾고 제주와 비기며 승점을 확보했다. 대단히 좋은 출발로 보긴 어렵지만 걱정했던 것보다는 괜찮은 페이스다. 결과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다. 성남은 매 라운드 기복 없이 내용이 충실한 경기를 하고 있다. 다섯 경기에서 모두 크게 밀리는 느낌은 없었다. 3패를 기록했지만 모두 한 골 차 패배였다. 공격수 부재에도 5골을 넣으며 공격 쪽에서도 분전했다.
사실 성남은 K리그1 12팀 중 스쿼드가 가장 부실하다. 지난 시즌까지 2부 리그에 있던 팀임에도 겨울 이적시장에서 눈에 띄는 영입을 하지 않았다. 구단의 긴축재정으로 인해 수비의 핵심 윤영선을 울산으로 보내며 오히려 전력누수가 생겼으나 빅네임 영입은 없었다. 스쿼드만 놓고 보면 지난 시즌과 무게감에 큰 차이가 없다.
그래도 초반부터 잘 버티는 이유는 전술의 완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남기일 성남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 3-5-2 포메이션을 활용하고 있다. 센터백 세 명을 두는 수비적인 전술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렇지 않다. 공격 시에 센터백 한 명이 미드필드 지역까지 올라가 허리 싸움에 가세한다. 남 감독은 “우리가 스리백을 써서 허리 숫자 싸움에서 밀릴 것이라고 보지만 센터백 한 명이 올라가면 오히려 더 많아진다. 내가 요구하는 점유율 싸움에서 쉽게 밀리지 않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성남은 경남, 제주전서 점유율에서 앞섰고 서울과는 50대50으로 동일했다. 수원과는 49대52, 강원과는 45대55로 비슷하게 싸웠다. 스쿼드의 힘만 놓고 보면 많이 떨어지지만 남 감독이 추구하는 대로 오랜 시간 공을 소유하는 축구를 했다.
점유율이 전부는 아니다. 성남은 5경기에서 총 57회 슛을 시도했다. 전북과 제주, 대구, 서울만이 성남보다 많은 슛을 기록했다. 스리백을 쓰면서도 점유율, 슛 횟수에서 앞서는 공격적인 운영을 했다는 의미다. 남 감독은 “윙백들이 높이 올라가고 미드필더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한다. 스리백도 공격적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수비에 큰 구멍이 있는 것도 아니다. 5경기 7실점이면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스리백 특유의 탄탄한 수비가 자리 잡았고 수비 시에는 윙백들이 내려와 라인을 구축한다. 공격수, 미드필더들도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해 공을 빼앗는다.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조직력이 뛰어나 공수에 걸쳐 큰 구멍을 발견하기 어렵다. 전술가로 유명한 강원의 김병수 감독도 성남과 맞대결을 마친 뒤 “성남이 좋은 경기를 했다. 전술 변화가 빼어났다”고 칭찬했다. 없는 살림에 성남이 초반 나쁘지 않은 흐름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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