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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유인근기자] 척추관협착증과 같은 중증 허리통증에 추나와 침 등 한방치료가 효과적이라는 임상 결과가 미국과 한국 공동 연구팀에 의해 제시됐다.
미국 메이요클리닉·모커리한방병원·한국한의학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척추관협착증 증상을 가진 한국인 743명 중 36명의 중증환자를 대상으로 한방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검증한 논문을 국제학술지 ‘통증 연구 저널’(Journal of Pain Research) 최근호에 발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임상연구를 이끈 총괄책임자는 모커리한방병원 김기옥 병원장이다. 메이요클리닉 통증센터 제이슨 엘드리지 박사와 한국한의학연구원 신경민 한의사가 각각 논문의 교신저자와 제1저자를 맡았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미국 메이요클리닉은 임상 및 연구 분야에서 세계 최고 권위를 가진 의료기관으로 2016~2018년 3년 연속 ‘미국 최우수 병원’으로 선정된 바 있다.
중증 척추관협착증 환자들은 치료 시작 전 통증 없이 걷는 평균 거리가 불과 60m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상태가 나빴다. 연구팀은 환자들을 ▲한방치료군(추나요법, 침 치료, 한약) ▲한약을 제외한 한방치료군(추나요법, 침 치료) ▲양방 비수술 치료군(통증 약물 및 경막하 스테로이드 주사치료, 물리치료)으로 나눠 4주간 입원치료를 한 후 3개월, 6개월째에 추적평가를 했다. 평가 항목에는 신경성 파행(보행 시 나타나는 통증), 허리·다리통증, 삶의 질 지수 등이 포함됐다.
그 결과 입원 치료 직후에는 세 집단 모두 통증이 호전되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치료 후 3개월, 6개월 후에는 통증 정도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한방치료군은 치료 종료 6개월 후 통증 없이 걷는 거리가 치료 전에 견줘 평균 11.1배(67.9→748.2m) 증가했다. 한약을 빼고 치료한 그룹도 같은 조건에서 평균 10.9배(49.2→536.8m)를 더 걸었다. 반면 양방치료군은 평균 3.4배(60.4→203.3m) 증가에 그쳤다. 치료 종료 6개월 후 허리통증, 다리통증 감소율도 한방치료군이 양방치료군보다 우수했다.
이번 연구는 중증 척추관협착증의 한방치료 효과를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세계 최초로 입증한 연구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진다.
김기옥 병원장은 “척추관협착증은 고령화 추세로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지만, 수술치료가 어렵고 스테로이드 시술도 효과가 떨어져 한방치료에 대한 관심이 크다”며 “세계 최고 의료기관으로 평가받는 메이요클리닉이 척추관협착증에 대한 한방치료 효과를 과학적으로 인정한 만큼 수년 내로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공동 임상시험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ink@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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