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윤성환 \'승리를 위한 역투\'
2019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선발투수 윤성환이 역투하고 있다.2019. 4. 7.문학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맞아도 안 넘어가네. 그렇다면…’

투수들이 새 공인구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반발력을 낮춘 새 공인구에 무덤덤했지만 맞아도 쉽게 홈런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면서 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피칭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타고투저 현상이 현격히 완화됐는데 홈런수가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투수들의 자신감이 업그레이드되며 완투 완봉형 투수들도 늘어났다.

KT 이강철 감독은 “정확히 통계를 낼 수는 없지만 투수들의 몸쪽 승부가 확실히 전보다 늘었다. 맞아도 쉽게 안 넘어간다는 것을 확인하고 좀 더 과감한 승부를 펼치게 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전에는 빗맞은 공도 넘어가다 보니 웬만큼 구위가 좋거나 제구에 자신이 있는 투수가 아니라면 쉽게 몸쪽 공을 구사하지 못했다. 또 어떻게든 맞지 않으려고 스트라이크존 양쪽 사이드에 꽉 차는 공을 던지려다 볼넷만 양산하기도 했다. ‘탱탱볼 시대’ 에 투수들이 더욱 움츠러들 수 밖에 없던 이유였다. 이 감독은 “우리 팀을 봐도 그렇고 다른 팀 투수도 그렇고 이제 투수들도 반발력이 낮아진 공의 잇점을 조금씩 느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발력을 낮춘 새 공인구 덕분에 홈런수는 지난해 대비 30% 정도 줄어들었다. 넘어갈 것 같던 타구가 펜스 앞에서 잡히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당황했던 타자들은 이제는 그러려니 하면서 무작정 큰 스윙보다는 보다 정교한 스윙으로 살아남을 방법을 찾아내고 있을 정도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줄어들었다는 것은 이제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 됐다.

반면 투수들은 바뀐 공인구 영향에 처음엔 무덤덤한듯 했다. 낮아진 반발력이 체감으로 다가오지도 않았거니와 오히려 실밥이 커져 손에 잘 잡히지 않는다거나 공이 물렁물렁해 눌러주는 힘이 약하다며 불만을 토로하기도했다. 하지만 개막 두 달이 지나면서 공에는 익숙해지고 반발력이 줄어든 것을 몸으로 눈으로 확인하면서 투구하는 자세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투수에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공인구의 반발력이 낮아졌다고 해도 그런 면을 이용할 수 있는 배짱을 갖고 있어야 한다. 심장이 약한 투수들은 리그에서 내로라는 강타자들을 만나면 이름값에 짓눌려 원하는 곳에 공을 던지지 못한다. 물론 기본적인 제구력은 갖고 있어야 과감한 승부도 할 수 있다. 시즌이 흘러가면서 바뀐 공인구에 어떤 투수들이 가장 잘 적응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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