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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말 한마디에 천냥 빚도 갚는다’는 말과 반대로 말 한마디에 공든탑이 무너질 상황이다.
TV조선 ‘내일은 미스트롯(이하 미스트롯)’에서 최종 3위를 차지하며 인생역전을 한 홍자가 한 순간의 말 실수로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했다. 송가인과 경쟁체제를 구축하며 방송읕 통해 차세대 트로트 주자로 꼽히며 주가를 올렸던 홍자가 자신의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홍자는 지난 7일 전라남도 영광군에서 열린 ‘2019 영광 법성포 단오제’ 축하 무대에 오른 후, 지역 비하발언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날 홍자는 “‘미스트롯’ 하고 나서 전라도 행사는 처음 와본다. (송)가인이가 경상도 가서 울었다는데 그 마음을 제가 알 것 같다”면서 “무대에 올라오기 전에 전라도 사람들은 실제로 보면 뿔도 나 있고 이빨도 있고 손톱 대신 발톱이 있고 그럴 줄 알았는데 여러분 열화와 같은 성원 보내주셔서 너무 힘나고 감사하다. 전라도 자주 와도 될까요”라고 했다. 이어 “외가댁이 전부 전라도 출생이다. 전라도도 경상도도 저에게는 다 같은 고향입니다. 감사합니다”라고 덧붙였다.
당시 현장에서는 문제 없이 공연이 펼쳐졌지만 이후 해당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생각을 언급한 부분이 문제가 됐고 이는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비하발언 논란으로 커졌다. 홍자 측은 악의 없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해명했고 홍자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했다. 또 11일에는 자신의 팬카페에 사과문을 올리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홍자의 빠른 인정과 사과에도 논란은 수그러들기 보다는 더 커지고 비난여론도 거세지는 모양새다. 특정 지역에 대한 언급은 어떤 분야에서든 조심해야 하는데 홍자의 발언은 너무 경솔했고 비난 받을 여지가 충분하다. ‘미스트롯’으로 인해 전국민의 관심을 받은 위치에 올라왔기에 좀 더 자신의 발언에 신경써야 했는데 홍자는 그러지 못했다. 그리고 이미 방송 당시부터 홍자는 송가인과 함께 지역 경쟁 구도를 이루고 있었기에 지역 감정을 부추길만한 언행에는 주의를 기울었어야 했다.
물론 홍자의 문제적 발언은 그 자체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앞서 언급했듯이 지역감정을 조장할 수 있는 비하 발언으로 이해될 수 있고 무엇보다 분위기를 띄우기 위한 멘트라 할지라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불쾌했다면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다만, 논란이 확산되고 그 과정에서 전체의 맥락이나 사과의 의도마저 왜곡되는 현실은 경계해야 한다. 가장 먼저 당시 공연 영상을 보면 홍자는 송가인의 경상도 공연을 언급하며 자신의 첫 전라도 공연에 대한 소감을 전했는데 멘트 전체를 두고 보면 지역 감정을 부추기거나 비하할 의도는 없어보인다. 실제로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에도 환호가 나오는 등 현장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물론 이에 대해서 평소 홍자가 전라도나 특정 지역에 대해 가진 생각이나 의식이 여과없이 나왔다고 지적한다면 그에 대해서는 분명 비난받아 마땅하다.
다음으로 특정 멘트만을 부각하거나 발췌해서 옮기거나 왜곡하는 네티즌이나 보도 행태도 주의해야 한다. 특히 연예 기사의 경우 전체 맥락이 아닌 특정 발언만을 보도하며 논란과 속칭 화제성을 위한 수 많은 기사가 쏟아졌고 이를 위해 의도적으로 지역 감정을 추부기는 프레임이 작용해 보인다. 또 홍자의 사과에 대해서도 일부 언론은 3일이 지난 후 나온 것을 지적했지만 사실 논란 자체가 행사 직후가 아닌 2일이 지난 후에서야 불거졌기에 다소 어폐가 있다.
‘미스트롯’으로 인생연전을 눈 앞에 뒀던 홍자는 어쩌면 지금 인생역적이 될 수 있는 위기에 서 있다. 홍자의 경솔한 발언은 그 자체로 문제의 여지가 있고 대중에게 큰 실망과 아쉬움을 남겼다. 또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해 직접적으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고 있다.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은 홍자가 감수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지만 사실이 왜곡되고 왜곡된 현실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이루어지는 마녀사냥도 분명 주의해야 한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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