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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4연속 1라운드 KO승. 전무후무한 로드FC의 기록이다. 주인공은 황인수. 황인수는 2017년 데뷔하자마자 4연속으로 1라운드 KO승을 장식하며 차기 미들급 타이틀전의 도전자로 떠올랐다. 황인수는 타이틀전으로 가는 길목인 지난 6월의 로드FC 054에서 최원준을 만났고, 으레 본인도 팬들도 1라운드 KO승을 기대했다.
하지만 의욕이 너무 앞섰던 것일까. 힘차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최원준의 카운터 한방에 쓰러졌다. 걸린 시간은 단 5초. ROAD FC (로드FC) 역사상 최단시간 KO패였다. 영광은 최원준에게 돌아갔고, 황인수는 멍에를 짊어져야 했다.
5초라는 기록이 나오기 전에 톰 산토스가 남의철을 꺾으며 기록한 7초 (2017년 7월 15일 ROAD FC 040), 김승연이 기노주를 상대로 세운 7초 (2019년 2월 23일)의 기록이 이전까지 공동 1위였다.
깨질 것 같지 않았던 7초의 벽은 ‘5초의 사나이’ 최원준(30, MMA스토리)의 손에 의해 깨졌다. 최원준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달려드는 황인수(25, 팀매드)의 안면에 정확한 카운터 펀치를 적중시켰다. 공식 발표된 시간은 1라운드 5초. 최원준이 ROAD FC 역사에 자신의 이름을 깊게 새기는 순간이었다.
최원준은 기록을 세우기 전에도 타격 능력을 인정받는 파이터였다. 거리 잡기는 능력이 탁월하고,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대응하는 수비, 공격 모두 일품이었다. 최원준의 타격에 케이지 위에서 쓰러진 파이터들이 많다. 상대의 움직임을 보고 거리를 잡고 공격하는 건 아들에 관한 사연이 있기 때문이다.
최원준은 “원래 욱하는 게 있어서 근접해서 치고받는 것을 좋아했다. 예전에 한 번 시합에서 지고 얼굴에 멍이 많이 들었었다. 어린이집에서 (아들에게) 아빠에 대해 그리라고 했는데, 아들이 아빠 얼굴을 그리고 상처 난 부분에 빨간색으로 칠했다. 어린이집 선생님이 왜 아빠 얼굴에 이렇게 했는지 물어보니까 ‘아빠 아파요. 호 해줘야 해요’라고 얘기를 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까 최대한 맞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까 카운터쪽으로 파이팅 스타일을 바꾸게 됐다”고 말했다.
아들의 영향이 있어 스타일을 바꿨지만, 쉽게 경기에 적용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정확히 상대의 움직임을 읽고, 카운터를 적중, 경기에서 이기는 최원준에게 어떤 비결이 있을까.
최원준은 “태권도 선수로 활동했었다. 태권도를 해서 타이밍, 거리 싸움에 익숙하다 보니까 그걸 펀치에도 적용했다. 앞 손 위주로 셋업하고, 뒷 손을 항상 준비하고 있다. 상대가 나오면 받아친다고 생각하고 상대 움직임에 따라 공격하는 것이다. 정교한 카운터는 아닌 것 같다(웃음)”라며 비결에 대해 말했다.
최원준은 이번 경기를 타이틀전으로 가는 관문으로 생각하고 있다. 챔피언이 되기 위해, 가족들을 위해 반드시 이기려고 하고 있다.
“가장이고, 아이들이 있어서 남들보다 항상 빨리 정상에 서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서 챔피언이 무조건 되어야 하는 입장이다. 이번 경기가 딱 기로에 선 것 같다. 여기서 더 나아갈 수 있느냐, 아니면 여기서 끝내느냐 기로에 선 것 같다. 그런 생각으로 정말 준비 잘 하고 있다” 최원준의 다짐이다.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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