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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스포츠서울 배우근 기자] 키움 2군이 분식집에서 아침저녁을 해결한다고 해서 직접 찾았다. 상호명은 왕순이주먹밥김밥. 그곳은 키움 2군의 훈련장인 고양 국가대표구장에서 3㎞ 정도 떨어져 있었다. 키움 2군 선수들이 머무는 숙소에선 50m 떨어진 지척이었다. 숙소 바로 옆에 위치해 선수들이 아침에 일어나 식사하고 훈련 후에 저녁을 먹기에 편리해 보였다. 그리고 주변엔 키움 구단이 밝힌대로 식당이 거의 없었다. 부대찌개 집이 하나 보였다.
원래 키움 2군 선수들이 식사를 하던 식당은 따로 있었다. 백반집이었다. 그런데 그곳이 문을 닫으며 왕순이주먹밥김밥에서 선수들의 식사를 준비하게 됐다. 이곳을 찾은 기자는 신분을 밝히고 선수들이 아침에 먹는 백반과 저녁에 먹는 한식을 주문할 수 있는지 물었다. 왕순이주먹밥김밥을 운영하는 심순자 사장은 시즌이 끝나고 선수들 휴가기간이라 요즘은 음식준비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메뉴 외 음식이라 일반 손님에겐 팔지 않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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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매운김치갈비찜과 순두부를 주문했다. 그런데 심 사장은 좀 화가 나 있는 상태였다. 식욕이 왕성한 젊은 선수들을 위해 새벽부터 밤까지 식사를 준비했는데 김밥이나 썰어준다는 오해를 사며 당혹스러워했다. 아침이면 새벽 5시 반에 출근해 25인분 백반을 차렸다. 여러가지 반찬에 국으로는 뭇국, 된장국, 어묵 등을 준비했다. 달걀프라이도 빠트리지 않았다. 아침이나 저녁에 빠지지 않는 음식은 고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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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백반집과 보쌈집을 운영한 실력을 발휘했다. 심 사장은 “선수들이 다들 고기를 좋아해 아침이면 불고기, 저녁이면 보쌈, 닭볶음탕, 제육볶음 같은 음식을 매일 바꿔가며 만들어줬다. 생선도 몇 번 해줬는데 결국엔 고기더라”며 방싯했다. 조리대 쪽을 바라보니 커다란 솥이 눈이 띄었다. 심 사장은 “50인분용 솥이라며 저걸로 선수들 닭볶음탕 같은 걸 해준다. 25명이면 50인분은 차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은 고되다고 했다. 원정이라도 가는 날엔 새벽 4시 반에 나와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 게다가 아침이면 선수들이 한 번에 몰려오는게 아니라 한두명씩 오는 탓에 손이 더 바쁘다. 그러나 무척이나 보람이 간다고 했다. 심 사장은 “얼마전에 코치 한 분이 고기 떼온거에 붙어있는 가격을 우연히 보고 ‘이렇게 해도 남아요?’라고 물어보더라. 선수들이 워낙 잘 먹어 크게 남는 건 기대도 안한다. 다들 아들같은 선수들이라 열심히 훈련해서 나중에 1군에서 멋진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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