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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GTX-D’ 노선의 기점 관련한 박남춘 시장의 발언이 서구 내 청라국제도시 대 검단 주민을 포함한 검단신도시 입주예정자들로 대결구도를 만들어 ‘민-민 갈등’을 유발시켰다는 지적이다. 사진 | 인천시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윤경 기자] 박남춘 인천시장의 섣부른 말 한마디에 지역 주민들의 갈등이 극으로 치달았다. 최근 ‘GTX-D’ 노선의 기점 관련한 박 시장의 발언이 서구 내 청라국제도시 대 검단 주민을 포함한 검단신도시 입주예정자들로 대결구도를 만들어 ‘민-민 갈등’을 유발시켰다는 지적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22일 ‘인천2030 미래이음 비전’을 발표하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을 인천 서북부권으로 유치하겠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노선도 지역을 표기한 한 장의 그림이었다. 시가 배포한 자료에는 검단은 제외된 채 청라와 계양을 지나는 것으로 표시됐다.

지난달 31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가 신규로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GTX-D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이 김포한강신도시~검단신도시~계양신도시~신도림~사당~잠실~하남신도시 노선이 유력하다고 보도한 것과는 확연히 다른 노선이었다. 이 때문에 발표 직후 주말동안 온라인에서는 ‘GTX-D 노선의 시작점이 청라냐, 검단이냐’로 각을 세우며 논쟁이 불붙었다. 청라 주민들은 인천시의 발표에 환호했다.

반면 검단 지역 주민들은 “대광위가 발표한 GTX-D는 정부가 지정한 2기 신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들을 위해 서북권에 신설되는 노선이라고 했으니 인천에서 지정한 국제도시인 청라는 숟가락 얹지 말라”며 “대광위의 발표 상 청라는 엄연한 서남권이고 청라에서 출발할 시 김포한강신도시는 제외되거나 구불구불한 노선이 나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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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난 22일 ‘인천2030 미래이음 비전’을 발표하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을 인천 서북부권으로 유치하겠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노선도 지역을 표기한 한 장의 그림이었다. 시가 배포한 자료에는 검단은 제외된 채 청라와 계양을 지나는 것으로 표시됐다. 제공 | 인천시

청라와 검단의 대결구도 조짐은 지난 13일 인천 지역지의 ‘인천시는 GTX-D가 인천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GTX-D의 차량기지를 청라 지역에 조성하는 승부수를 제안할 것으로 전해진다’는 보도에서 시작됐다. 박 시장의 말을 옮긴 언론사는 불난 집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청라와 검단은 적이 돼 서로 물어뜯고 싸우기 시작했다.

김포한강신도시 주민들 역시 ‘GTX-D 청라 기점설’에 대해 검단신도시 주민들과 손잡으며 쌍수를 들고 반대하고 나섰다. 2기 김포·검단신도시를 위한 광역교통 노선인데 왜 인천에서만 다 가져 가냐는 것.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2기 신도시인 김포와 검단의 서울 출퇴근 교통 불편 해소를 위한 GTX-D(김포~하남 광역급행철도)의 조기 착공을 청원합니다’라는 게시물이 올라왔고 25일 현재 1만3000여명이 동의했다.

입장이 곤란해진 인천시는 14일 ‘인천시가 광역급행철도 차량기지를 청라로 가져오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는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는 해명 보도자료를 부랴부랴 황급히 내놨다.

GTXD노선
지난달 31일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이하 대광위)가 신규로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GTX-D에 대해 다수의 전문가들은 김포한강신도시~검단신도시~여의도~강남~잠실~하남신도시 노선이 유력하다고 밝혔다. 사진 | 스포츠서울 DB

같은 날 인천시 도시철도건설본부 역시 ‘최근 박남춘 시장이 GTX-D 노선의 차량 기지가 청라지구에 가도록 협의하겠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어 GTX-D 노선 신설로 인해 서울7호선 청라연장 사업과 경쟁관계가 형성될 경우 총사업비 관리지침 제38조 제1항 제2호에 따라 사업추진 단계에서 당해 사업과 경쟁관계가 될 수 있는 대체 교통 수단의 건설이 추진되어 당해 사업의 수요에 중대한 변화가 예상되는 경우 ‘수요예측 재조사’를 시행해야 하며, 제48조 제3항 제4호에 따라 최초의 수요예측 대비 100분의 30 이상 감소된 사업에 대해서는 ‘타당성 재조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청라 측에서는 자칫하면 예정된 7호선 연장선까지 물거품이 될 수도 있을거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25일 검단신도시 입주예정자를 포함한 검단 지역 주민 20만명(14개 협회)은 인천시에 성명서를 내며 박남춘 시장이 발표한 ‘GTX-D 권역 표기’에 대한 공식 해명과 사과를 공개 요구하고 나섰다.

성명서에 따르면 박 시장이 GTX-D 노선 기점으로 청라를 언급한 것은 중앙 정부에서 김포와 검단을 염두에 두고 발표한 것을 해당 지역 지자체장이 특정 지역에 수혜를 주기 위해 경솔하게 뒤집었다는 것, 검단에 대한 무관심과 푸대접에 분노한다는 게 골자다. 이들은 박남춘 시장이 공식 해명을 하지 않을 시 45만명 김포한강신도시 주민 연합회와 함께 ‘박남춘 시장 퇴진 운동과 반(反) 민주당 전선’에 나설 계획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내놨다.

socool@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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