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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제공 | LG화학

[스포츠서울 이혜라 기자] 신학철 부회장 취임 후 LG화학 배터리 사업부에는 ‘상생’ 분위기가 번지고 있다.

신 부회장은 지난 1년 간 ‘제2의 반도체’가 될 잠재력이 있다며 배터리 사업 육성 계획을 줄곧 밝혀 왔다. 현재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하는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2024년에는 30%대로 낮추고, 전지사업을 전체 매출의 50% 수준인 3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꺼낸 비책이 바로 상생이다. 특히 스타트업, 소재·부품·장비 업체(이하 소·부·장)와의 동반 성장을 강조했다.

LG화학은 2017년부터 학계 및 연구기관을 대상으로 펼치던 기술 공유 장을 올해 확대 개최했다. 글로벌 스타트업으로까지 대상을 넓혀 그룹이 전사적으로 강조하고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필요한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을 배터리 사업에도 적용했다. 지난 4월 배터리 업계 최초로 글로벌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공모전 ‘더 배터리 챌린지’를 개최해 총 5팀을 수상팀으로 선정했다. 기술력 확장을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축해나가는 방안 중 하나라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사업의 장점을 활용해 혁신 제품 개발에 나서는 활동”이라며 “지난 4월 더 배터리 챌린지에서 선정된 5개 기업들과 배터리 수명, 효율성, 안전성 향상 등 배터리 전반에 대한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진행 상황을 언급했다. 지분투자 등 구체적 투자 현황에 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했으나, 선정기업들과의 협업이 진행 중인 상황이어서 다양한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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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철 부회장(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15일 경남 함안에 위치한 동신모텍을 방문해 전기차 배터리팩 하우징에 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제공 | LG화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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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 동신모텍을 둘러보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제공 | LG화학

신 부회장은 협력체 사업장을 직접 방문하며 협력기업들과의 상생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신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배터리 부품장비업체인 동신모텍과 신성에프에이를 방문해 협력회사 임직원들의 동반성장 활동 및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그는 이날 “세계 배터리 시장을 제패하기 위해 소·부·장과의 상생협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소·부·장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해 국가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측은 LG화학 배터리가 시장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 데에 협력업체들의 기술력이 기여했다고 언급한 한편 소·부·장분야 구매 금액도 매년 약 4조원 늘어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화학은 이들 업체에 대한 보다 원활한 지원을 위해 지난 9일 금융기관과 총 3500억원 규모 동반성장펀드 및 상생금융프로그램 조성에 나선다고 전했다. 2차전지 중소·중견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시설·운영자금에 대한 금리우대 등 금융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LG화학이 지난 4월 432억원 규모로 ‘혁신성장펀드’를 조성해 소·부·장 기업들이 은행을 통해 필요한 금액을 무이자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의도했던 것과 맥락을 같이 한다.

신 부회장은 “2차전지 생산확대와 기술력 제고를 통해 소부장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앞으로도 협력업체들과의 상생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민간에서 소극적으로 이뤄졌던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에 관한 대규모 투자와 국산화 및 신제품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hrle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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