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제공 | 대한배드민턴협회

여자단식-안세영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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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1위 격파한 안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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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시작을 알린 2001년 이후 출생한 밀레니엄 키즈들이 하나둘씩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 10대 선수들은 2020년대 한국 스포츠를 이끌어 갈 재목들로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서울은 2020년 신년 기획으로 종목별 국제 경쟁력을 갖춘 유망주들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첫번째 주자는 지난해 배드민턴 월드투어 5관왕에 빛나는 고교생 배드민턴 국가대표 안세영이다. <편집자주>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중학생 신분으로 언니들을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았던 앳된 얼굴의 그가 시니어 무대 뛰어든지 2년만에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기대주로 성장했다. 주인공은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신성으로 평가받는 안세영(18·광주체고)이다.

안세영은 광주체중 3학년이었던 2017년 12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8년 시니어 무대에 첫 발을 내딛은 그는 세계랭킹 1341위로 출발해 데뷔 시즌에 100위권에 진입하면서 연착륙에 성공했다. 2018년에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32강에서 탈락의 쓴 맛을 봤지만 큰 대회 경험도 쌓았다.

2019년은 안세영의 성장 가능성을 증명한 해다. 5월 뉴질랜드 오픈에서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첫 정상에 오른 그는 이후 캐나다 오픈(7월), 아키타 마스터스(8월), 프랑스 오픈(10월), 코리아 마스터스(11월)에서 연이어 우승을 차지하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프랑스 오픈의 경우 톱 랭커들이 출전하는 슈퍼 750대회라는 점에서 안세영의 국제 경쟁력이 탄탄하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안세영은 스포츠서울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뿌듯하고 한편으로는 부담된 한 해였다. 2019년를 잘 마무리는 했는데 혹여 올해 못할까봐 걱정이 된다”면서 지난해를 되돌아봤다.

안세영은 2019시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5월 열린 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 조별리그 최종전을 꼽았다. 월드투어 우승의 순간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 당시 세계랭킹 50위였던 안세영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랭킹 1위인 대만의 타이쯔잉에게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대회 최고의 이변을 연출했다. 그는 “타이쯔잉을 이겼을 때가 가장 기뻤던 것 같다. 세계랭킹 1위를 꺾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올시즌 세계랭킹 99위로 시작해 5개 대회 우승을 발판으로 9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남녀 단식 선수 중에서 가장 높은 순위다. 그는 “사실 지난시즌 초에는 랭킹이 안돼 아무 생각없이 투어를 시작했다. 랭킹을 조금 올려놓자는 생각만 했다. 우승을 목표로 삼긴 했지만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면서 “2019시즌 시작할 때 세계랭킹 목표는 15위였다. 생각보다 많이 올라와서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밝혔다.

안세영은 시즌 막바지에 뜻깊은 상을 받았다. 한국 선수 최초로 BWF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기대주다운 행보를 보여줬다. 그는 “4명 후보가 올라가 있었고, 난 시즌 중반부터 투어를 시작을 해서 수상은 생각지도 했다. 예상을 하지 못해서인지 상을 받게돼 너무 기뻤다”고 전했다. “후위 공격이 단조로워서 시즌 내내 힘들었다. 그 부분을 보완해야 할 것 같다”고 전한 안세영은 2020년에는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는 “안 다치는게 첫 목표다. 지난해에는 무릎에 부담이 있었는데 안고 뛰었다. 다음은 기복이 덜 한 시즌을 보내는 것이다. 꾸준하게 성적을 내야한다. 매 대회마다 8강이나 4강 이상은 올라가야 한다. 한번 우승하고 무너지면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세영은 마지막으로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다. 그는 “선수라면 누구나 갖는 꿈이다. 도쿄올림픽에 꼭 출전하고 싶다”고 전했다.

안세영은 오는 7일 개막하는 2020년 BWF 첫 대회인 말레이시아 마스터스를 시작으로 새 시즌에 돌입한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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