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스포츠서울DB

[스포츠서울 동효정 기자] 해외에서 변종 대마를 흡연하고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 장남 이선호씨가 항소심에서 다시 한 번 선처를 호소했다. 검찰은 그에게 징역 5년형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씨는 7일 오전 10시 10분 서울고등법원 형사5부(김형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참석해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인정했다.이어 쪽지에 적어 온 자신의 심경을 전달했다. 그는 “너무나 어리석은 행동을 한 것이 후회스럽고 진심으로 반성한다”고 말했다.

직업을 묻는 재판부의 질문에 “회사원”이라고 소개한 이씨는 “잘못된 행동으로 고통받는 부모님과 특히 제 아내, 실망을 안겨 드린 직장동료분들께 한없이 죄송하다”면서“ 이번 사건을 제 인생 큰 교훈으로 삼아 앞으로 더욱 더 삶에 책임감을 갖고 성실하게 살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씨의 변호인은 “이씨가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고 반성해 수사 과정에서 본인이 스스로 출석해 구속을 자처했다”며 “한 아이의 아버지로, 20대의 젊은 나이로 경험할 것도 많고 새 삶을 살아야 하니 선처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검찰은 2심에서도 이씨에게 징역 5년을 내려달라고 항소심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1심에서 “밀수입한 대마 양이 상당하고 흡연 사실도 확인돼 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5년과 추징금 2만7000원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검찰과 변호인에게 보호관찰·사회봉사·마약 치료 강의 등 부가형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비슷한 사건들과의 형평을 고려하겠다는 취지다.

이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현재 마리투스증후군(CMT)과 교통 사고로 인해 수술이 필요한 부위가 남아 있고, 철심이 아직 3개가 있어 통증도 있는 상태”라며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해 주시면 일정을 고려해 재활 치료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해 9월 1일 미국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는 과정에서 수화물에 변종 마약인 대마 오일 카트리지 20개와 백팩에 캔디·젤리형 대마 167개, 대마 흡연기구 3개 등 1000달러(약 119만 원) 상당의 변종 대마를 숨겨 밀반입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씨는 지난해 4월부터 8월 30일까지 미국 로스앤젤레스(LA) 등지에서 대마 오일 카트리지를 여섯 차례 흡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당일 세관에 적발된 이씨의 신병을 인계받아 1차 조사 후 귀가 조치했고, 이튿날 다시 이씨를 소환 조사했다. 이씨는 다음날 오후 택시를 타고 인천지검 청사를 찾아와 구속 수사를 요구했고 검찰은 같은 날 그를 긴급체포했다.

1심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대마를 포함한 마약류는 환각성, 중독성이 매우 크고 수입하는 행위는 마약의 확산이나 추가 범죄행위가 높아서 중한 범죄”라면서도 “다른 범죄 전력이 없는 점, 대마가 모두 압수돼 유통되지 않은 점,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에 따라 그는 구속 48일 만에 석방됐다.

한편 이씨의 항소심 선고는 다음달 7일 오후 2시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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