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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연맹 나일한 단장.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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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세계태권도연맹(WT)시범단은 지난해 이탈리아 6개도시를 순회했다. 토리노, 밀라노, 나폴리, 마테라, 레체, 로마에서 태권도의 매력을 선보였다. 그런데 로마의 스페인광장에서 공연할 때 아르마니 그룹의 조르지오 아르마니 회장이 참석했다. 태권도 시범이 끝나자 아르마니 회장은 시범단 전체에게 옷을 한 벌씩 선물했다. 스페인광장에 위치한 아르마니 매장에서 증정이 곧장 진행됐다. 아르마니 회장은 당시 WT시범단의 공연을 보고 단박에 반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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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 시범단이 이탈리아 갓탤런트 프로그램에서 경연하고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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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시범단은 지난 15일엔 방송을 통해 이탈리아의 수백만 시청자와 만났다. 이탈리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리얼리티 경연프로그램 ‘갓탤런트’에서 출연해 고난도 격파술, 360도 공중회전, 그리고 화려한 군무를 자랑했다. 보는 이의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WT시범단은 기립박수 속에 골든 버저를 받으며 오는 3월 6일 로마에서 열리는 결선에 직행했다. 그 결선에선 WT시범단을 포함해 총 12개 팀이 우승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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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0월 31일 평양 태권도전당에서 WT시범단이 단독공연을 펼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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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시범단은 지난 2009년 설립되어 그동안 태권도 세계화를 견인해왔다. 210개국을 대표하는 시범단으로 피부와 머리색에 관계 없이 다양한 인종이 합동으로 연 10회 이상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시범을 보이고 있다. 다양한 문화와 어우러진 태권도 공연에 인류평화의 메시지가 늘 담겨 있다. 나일한 단장은 WT시범단의 설립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WT사무차장을 겸하고 있는 나 단장은 경희대 태권도학과 1기 출신으로 대표팀 경력의 경기인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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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시범단 나일한 단장.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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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단장은 최근 이탈리아를 비롯해 전세계 사람들이 WT시범단에 크게 호응하는 이유에 대해 “태권도엔 박진감 넘치는 파워와 예술성이 복합되어 있다”고 밝히며 평화와 배려의 정신을 언급했다. 나 단장은 “각 나라의 민속춤을 공연에 포함시킨다. 해당 국가의 태권도 선수와 함께 공연하며 국기도 무대에 등장한다. 그 나라와 국민을 위한 퍼포먼스가 들어가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WT시범단의 공연은 궁극적으로 평화와 맞닿아있다. 지난 2016년 바티칸시국에서 첫 공연을 마친 시범단은 2018년엔 프란치스코 교황 앞에서 공연을 펼쳤다. 교황이 직접 주관하는 공개 미사 중 이례적으로 중간에 공연을 진행했다. WT시범단은 유려한 태권군무와 고난이도 공중발차기에 이어 평화의 비둘기를 날렸다. 마지막은 ‘평화가 승리보다 중요하다’는 플래카드로 WT의 정신을 알렸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시범단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한반도의 평화를 지지했다. 그리고 인류평화에 대한 메시지에도 고마움을 표시했다.
나 단장은 평화전도사 역할을 자임한 WT시범단의 존재이유에 대해 “요르단의 시리아 난민캠프, 네팔 지진피해 현장을 찾아 시범을 보이고 태권도 정신을 전파하고 있다. 기본정신은 상호존중과 배려, 그리고 포기하지 않는 끈기”라며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공연에서 고려인 후손에게 한국인의 뿌리를 되새겨주었다. 한 할머니는 우리 손을 잡은 채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고 청년들은 한국인의 후예로 자신감이 생겼다며 활짝 웃었다”라고 했다. 전세계에 태권도를 보급하며 그 유산을 유지하는 것과 함께 서로 돕고 소통하는데 존재 이유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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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단장이 지난해 중국에서의 공연 후 단원, 심판, 감독과 함께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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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시범단은 현재 45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매년 1,2차 선발과정을 통해 시범단을 유지하고 있다. 1차에선 신입을 뽑고 2차에선 기존 단원과 공동 테스트를 받는다. 기존 단원들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이유다. 또한 시범단은 늘 새로운 모습으로 무대에 서기 위해 매주 모여 훈련하고 있다. 다음 무대는 1월 말 UAE의 푸자이라에 이어 2월 초 인도 콜카타 공연이 기다리고 있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