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룸

[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JTBC 예능 프로그램 ‘아이돌룸’이 2년 만에 종영한다. 2018년 5월 12일 방송을 시작한 ‘아이돌룸’은 아이돌을 심층적으로 조명하는 아이돌 전문 프로그램으로, 정형돈과 데프콘이 MC로 활약하며 사랑받았지만 오는 11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결정했다.

‘아이돌룸’ 성치경 CP는 종영 이유에 대해 아이돌 정보 프로그램의 한계를 꼽았다. 성 CP는 “아이돌 프로그램이 한동안 상당히 인기도 있었지만, 이제 여러 디지털 매체의 발달과 방송 환경이 점점 빨리 변화하면서 시대에 뒤처진 느낌이 들었다. 아직 나름대로의 기능을 하는 부분도 물론 있지만, 이제 이런 포맷을 오래하기도 했고 한계에 봉착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돌룸’이 ‘시즌 종영’을 결정하자 일각에선 새로운 시즌으로 다시 돌아오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에 대해 성 CP는 “일단은 자체적으로 종영하게 됐다. 새로운 아이돌 시장을 선도하고 시청자에게 더 색다른걸 보여드릴 수 있겠다는 구상이 생기면 다시 시작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계획된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12일 첫 방송된 ‘아이돌룸’은 음악 방송이 없는 JTBC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아이돌 관련 프로그램이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었다. JTBC 메인 뉴스인 ‘뉴스룸’처럼 아이돌계 신뢰도 1위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만든 프로그램으로 첫 출범을 알렸다.

‘아이돌룸’은 초대 게스트 워너원을 시작해 최다 출연한 아이돌 트와이스, 그리고 최고령 아이돌이자 유종의 미를 장식할 게스트 젝스키스 등 수많은 아이돌들을 담아냈다. 무엇보다 MBC 에브리원 ‘주간아이돌’ 시즌1 제작진과 7년 동안 MC로 활약했던 정형돈, 데프콘이 합류해 론칭부터 많은 화제를 모은 프로그램이다. 제작진과 출연들이 오랜 시간 쌓아온 아이돌 프로그램 노하우들은 고스란히 ‘아이돌룸’에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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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호흡을 맞추며 ‘아이돌 전문 MC’로 톡톡히 자리매김한 정형돈, 데프콘 역시 이번 종영 결정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표했다고. 성 CP는 “두 사람이 많이 아쉬워한다. 상당히 오랜시간을 수많은 아이돌그룹들과 함께한 친구들이기 때문에 더욱 그럴 것”이라며 “그래도 영원한 건 없지 않나. 아이돌 시장은 젊은 친구들을 타깃으로 하기 때문에 특히 움직임과 변화가 빠른 시장이라 프로그램이나 출연진이나 계속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최고 시청률 1%를 찍은 후 줄곧 0.5~0.6%에 머물렀던 시청률도 ‘아이돌룸’이 넘지 못한 벽이었다. 성 CP는 “젊은 친구들이 이젠 TV로 방송을 안보지 않나. 이들을 타깃으로 한 프로그램이었기에 그런 변화의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주간아이돌’ 제작진과 MC가 합류한 만큼, ‘아이돌룸’은 출범 이후 줄곧 ‘주간아이돌’과 포맷과 게스트 등에서 비교를 피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성 CP는 “‘주간아이돌’과 포맷의 유사성이 있었던건 사실이지만 이 부분이 시즌 종영에 영향을 미치진 않았다”며 “지상파 방송3사에 모두 음악 프로그램이 있지만 모두 비슷한 지점이 있지 않나. ‘주간아이돌’과 ‘아이돌룸’도 같은 아이돌 프로그램이란 점에서 어느정도 유사성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주간아이돌’과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이런 아이돌 프로그램 포맷 자체가 어느정도 한계에 부딪혔다고 판단하고 종영을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돌룸’은 컴백하는 아이돌들이 거쳐 가는 필수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트와이스, 레드벨벳, 에이핑크, 여자친구, 세븐틴, 갓세븐, SF9 등 대형급 가수들은 앨범 홍보의 장으로 ‘아이돌룸’을 찾았고, 타 예능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었던 새로운 캐릭터들을 탄생시키기도 했다. 성 CP는 기억에 남는 게스트로 워너원과 트와이스를 꼽았다. “출연해준 모든 아이돌들이 고맙지만, 특히 첫회 포문을 열어준 워너원 친구들이 기억에 남는다. 또 ‘아이돌룸’을 가장 많이 찾아준 트와이스 분들도 고맙다.”

마지막 방송 게스트로는 지난달 28일 4인조로 컴백한 젝스키스가 출연한다. 성 CP는 “‘아이돌룸’ 마지막회에는 현존하는 아이돌 중 조상급에 해당하는 젝스키스가 출연해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아이돌룸’ 첫 출연이기도 한데,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게스트가 될 거 같다”고 마지막까지 기대를 당부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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