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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정부는 코로나19 치료제로 고려했던 일본의 신종플루 치료제 ‘아비간’을 수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코로나19 치료제로서의 임상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국내 전문가들의 의견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는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아비간을 국내 도입해달라는 요청이 없어 의약품 수입 특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16일 밝혔다. 이의경 식약처장은 지난달 25일 “국내에 허가돼 있지 않은 아비간에 특례를 적용해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질본 등에서 별다른 요청이 없어 추진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질본이 아비간을 코로나19 치료제에서 사실상 제외한 것은 중앙임상위원회 등 의료계에서 이 약물의 효능·효과를 의문시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확진자 치료를 맡은 주치의 등으로 구성된 중앙임상위원회는 아비간을 코로나19 치료에 사용할 만한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국제학술지 ‘네이처’ 등에 게재된 논문을 분석한 결과 아비간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없고 부작용도 심각해 사용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오명돈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은 “아비간은 시험관 연구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없었을 뿐만 아니라 환자에 임상시험을 시행한 데이터도 없다”며 “동물실험에서 태아 독성과 사망이 보고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약물”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에서 치료제로 허가받았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해당 기사의 근거로 언급된 네이처 논문에서는 단순히 임상시험 환자를 모집한다고 돼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아비간을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 후보에 올리지 않았다. 오 교수는 “WHO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 들어갈 만한 후보 치료제를 선별·공개한 의약품 목록에도 아비간은 포함되지 못했다. 더이상 아비간이 치료제로 허가받았다는 가짜 뉴스가 돌아다니질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아비간은 일본 후지필름의 자회사인 후지필름 도야마화학이 개발한 신종 인플루엔자 치료제다. 일본 정부에서 기존 인플루엔자 치료제가 듣지 않는 신종 플루가 유행한다고 판단할 때 사용할 수 있다는 조건으로 2014년 승인했다. 태아에게 부작용이 생길 위험이 있어 임신부에게는 사용할 수 없다. 외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코로나19 환자에 아비간을 사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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