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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역귀국 행렬이 가속화될 조짐이다. 해외에서 먼저 인정 받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시스템이 스포츠계에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불과 1, 2주 전만해도 한국은 코로나19 확산세가 겉잡을 수 없이 급속도로 퍼져 공포에 떨었다. 설상가상 국내에서 뛰던 외국인 선수가 스스로 계약 해지를 요청한 뒤 고국이나 다른 나라 리그로 이탈하는 사례가 속출했다. 최근까지도 여자프로농구 부산 BNK에서 뛰던 다미리스 단타스가 태평양을 건너는 등 엑소더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다.
그런데 불과 닷새 사이 상황이 역전됐다. 한국은 선제적 방역과 검사 시스템 덕분에 완치자수가 확진자수를 넘어서는 골든크로스로 전환됐다. 차량 내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이른바 드라이빙 스루는 미국 의회가 주도해 정부에 도입을 주장하는 등 모범사례로 꼽혔다. 의심증상자뿐만 아니라 확진자와 밀접촉한 사람들까지 모두 조사하는 한국의 검역 시스템은 연기 여부를 놓고 자국내에서 갑론을박 중인 일본에서조차 “도입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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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코로나19로부터 ‘가장 투명하고 안전한 국가’ 중 한 곳으로 지목되기 시작하자 외국인 선수들도 돌아올 채비를 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른 뒤 휴가 형태로 가족 품으로 돌아간 KT 외국인 선수들은 오는 20일을 전후해 속속 귀국할 예정이다. 16일 호주 스프링캠프를 마무리한 롯데도 세 명의 외국인 선수에게 특별휴가를 주기로 했지만, 선수들이 “팀과 함께 하겠다”며 선수단과 함께 귀국하기로 했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직후 둘째 출산을 지켜보기 위해 캐나다로 떠났던 SK 외국인 타자 제이미 로맥은 지난 15일 입국해 곧바로 훈련에 합류했다. 로맥은 “집에 돌아온 기분”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진정되길 바란다. 하루라도 빨리 홈 팬들앞에서 경기를 치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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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선수 대부분이 미국에 체류 중이라 구단 합류 시점이 변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갈수록 커지면 정부 차원에서 해당 국가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을 특별입국절차 대상자로 선정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최악의 경우 귀국 직후 14일간 특정 시설에서 격리될 경우 몸을 다시 만들어야 할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개막 날짜만 바라보고 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한화와 LG는 17일 실행위원회(단장회의)에서 개막 일정 혹은 코로나19 대응 매뉴얼 확정 등이 이뤄지면 유동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50인 이상 모임을 자제하라고 권고한데다 일부 훈련장이 폐쇄되는 등 상황이 악화돼 예정보다 빨리 귀국길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가장 많은 대구를 연고로 둔 삼성과 2군 선수 한 명이 의심증상을 보인 키움은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보는 게 현실적이라는 판단을 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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