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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포수로서 자질이 정말 좋다.”
올시즌 두산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크리스 플렉센(26)과 라울 알칸타라(28)의 최대 무기는 구속도, 제구력도 아닌 ‘파트너’다. 마운드 안팎에서 이들을 아우르는 안방마님 박세혁(30)의 리더십은 두 외인투수가 순조롭게 두산에 연착륙할 수 있었던 이유다.
당장 평가전 성적만 봐도 배터리 호흡은 성공적이다. 플렉센은 지난 9일 두산 자체 평가전에 선발 투수로 올라 단 한 번의 안타와 볼넷 없이 4이닝 퍼펙트를 기록했고, 최고 구속도 152㎞까지 찍혔다. 어느 때보다 완벽한 피칭을 선보인 플렉센은 이날 호투의 이유로 함께 합을 맞춘 박세혁을 콕 집었다. 그는 “박세혁과 호흡이 좋아 모든 구종이 원하는 대로 제구가 잘 됐다. 리드대로 잘 던진 게 도움이 됐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포수로서의 개인 기량도 수준급이라는 평가다. 그는 “(박세혁은)포수로서 굉장히 영리하고 기술적이다. 뭔가를 생각하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더라. 볼 배합도 적절하고 이닝 간 컨디션 조율도 잘해줘서 좋다”고 극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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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칸타라도 박세혁을 ‘좋은 포수’라 정의했다. “포수로서 자질이 정말 좋다”며 만족한 것도 벌써 여러 번이다. 지난 11일 잠실구장에서 자체 훈련을 마친 후에도 “투수가 원하는 걸 잘 맞춰주는 선수다. 구종이나 사인을 거절하지 않고 좋은 볼을 던질 수 있도록 유도해 준다. 좋은 포수가 내 공을 받아주기 때문에 나도 마운드에서 자신감이 생기더라”고 설명했다.
두 외국인 선수들의 안정적인 두산 적응기에는 경기장 안팎에서 애썼던 박세혁의 보이지 않는 배려가 있었다. 같은 외국인 선수여도 국적이나 성향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먼저 파악하고 다가간 것이 좋은 호흡으로 이어졌다. 박세혁은 “선수 스타일을 잘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남미랑 미국 본토 선수들이 성격이 다 다르고 실제로도 그렇더라”며 “알칸타라나 호세 페르난데스는 남미 선수라 원래 말도 많고 활발해서 더 신나게 만들어줘야 한다. 반면, 플렉센은 마운드에서 항상 진지하고 진중하기에 여기에 맞춰줬다”고 설명했다.
지난 시즌 두산의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 세스 후랭코프와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체득한 게 도움이 됐다. 박세혁은 “너무 진지하면 자기가 성적이 좋지 않을 때 파고드는 게 있더라. 그 전에 저희 팀 미국 선수들이 그랬다. 그런 부분을 내가 옆에서 맞춰주고, 선수들의 생각을 먼저 알아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세혁의 ‘맞춤형 투수 관리’는 올시즌에도 두산 마운드를 더 강하게 만들 예정이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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