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책임본부장 면담도 잇따라 거부”피해자들 분노…“금융소비자로서 할 수 있는 모든 행동과 조치 취해나갈 것”
신한은행
신한은행 사옥 전경.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신한은행이 라임CI(Credit Insured 1호)펀드 피해자들이 요구한 ‘은행장 면담’을 거부해 논란이다.

신한은행 라임CI펀드 피해고객연대는 지난달 23일 해당 펀드의 고의적 사기 판매에 따른 계약 취소, 환불 요구, 책임자 엄중 문책 징계 등을 요구하며 피해 고객 48명 공동 명의로 은행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신한은행 측이 최종 거부했다고 12일 밝혔다.

이경임 피해고객연대 간사는 “지난달 28일 신한은행의 고객 민원 담당 부서장인 조범철 소비자지원부장으로부터 ‘행장님은 이런저런 사유로 만나기 어렵고, 부서장 선에서 간담회를 갖고자 한다’라는 전화 연락을 받았다. ‘도대체 이렇게 중대한 사안에 대해 은행장이 피해 고객들을 만나지 않겠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고 ‘은행장이 면담을 거부하면, 펀드 판매를 담당한 책임본부장이라도 만나볼 수 있게 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본부장 면담 요구마저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의 입장에서 경영진을 설득해 나가야 할 소비자지원부장의 어려운 입장을 배려해 펀드 판매를 담당했던 책임본부장에게 직접 수차례의 별도 이메일을 보내 ‘은행의 최고책임자인 은행장께서 은행의 잘못으로 삶이 송두리째 망가진 고객들을 만나서 위로하고, 명확한 피해 구제 대책을 전해주는 책임감있는 모습을 보여달라. 신한은행의 경영진이 본보기를 보여줘야 고객도 살고, 신한은행도 살고, 대한민국 금융서비스 산업도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며 애타는 심정으로 은행장 면담을 주선해 줄 것을 호소했으나, 해당 본부장 역시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피해 고객들은 “고객에게 최우선 가치를 두고, 고객중심의 신한은행을 만들겠다, 고객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겠다던 은행장의 이야기는 모두 새빨간 거짓말”, “신한은행의 말로만 고객 보호, 6개월이 넘도록 기다려 달라는 희망 고문에 또다시 속은 기분”, “고객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운 독약 같은 상품을 원리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상품인 양 속여 팔고, 이제는 나 몰라라 외면하는 신한은행과 그 경영진들의 태도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기 힘들다. 당장 은행장실 문을 박차고 쳐들어가 멱살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간사는 “지난해 고객을 속여가며 펀드를 판매한 신한은행은 조 단위의 엄청난 이익을 냈고, 펀드를 구매한 고객들은 회사가 부도 위기로 몰리고 있고, 생계가 어려워지고, 노후의 삶이 막막해지고 있다”면서, “이제는 고객을 우롱하고, 배신하고, 고객의 고통과 눈물을 외면하는 무책임한 신한은행과 그 경영진에 대해 신한은행의 고객으로서, 대한민국의 선량한 금융 소비자이자 국민으로서 할 수 있는 모든 행동과 조치들을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면담을 거절한 것은 사실이다. 소통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실무진과 만남을 통해 사전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편, 라임 펀드의 피해액은 총 1조6000억원이다. 이 중에서 신한은행은 2769억원을 판매했다. 계좌수는 478개이다. 단순 계산으로 1계좌의 평균 피해금액은 5억8000만원 규모인 셈이다. 실제로 많게는 30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은 개인 투자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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