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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마냥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메이저리그(ML)가 최악의 상황과 마주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이른바 빅네임의 한국행이 현실이 될 수 있다. 야시엘 푸이그(30)나 맷 하비(31)처럼 프리에이전트(FA) 신분이라면 마냥 ML 시즌 재개를 기다리는 것보다 KBO리그에서 뛰는 게 여러모로 낫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푸이그나 하비가 한국땅을 밟을 확률은 지극히 낮다. 후보군 리스트에 이들의 이름이 포함됐을 수는 있지만 상단에 자리한 것은 아니다. 현재 외국인야수를 찾고 있는 키움 손혁 감독은 푸이그가 FA라는 얘기에 “예전에 푸이그에게 선물을 준 적이 있는데 기억하는지 모르겠다”고 미소지으면서도 “설마 오겠나. 새 외국인선수를 뽑는데 있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타격이다.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는 않은데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타격과 포지션 등 야구 내적인 모습만 고려하면 키움 구단에 있어 푸이그는 괜찮은 선택이다. 푸이그는 지난해 ML에서 149경기 611타석을 소화하며 홈런 24개 OPS(출루율+장타율) 0.785를 기록했다. 수비시 외야 세 자리를 두루 맡을 수 있다. 이르면 6월말에 돌아오는 임병욱, 이정후와 함께 외야 세 자리를 돌며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량 만큼이나 중요한 팀 케미스트리에서 커다란 물음표가 붙어있다. 푸이그는 재능은 빅리그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혔으나 거의 매년 크고 작은 불화를 일으킨 ‘트러블 메이커’다. FA 시장에서 푸이그가 미계약자로 남은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키움 김치현 단장은 8일 외국인야수 영입 상황에 대해 “예전 같았으면 직접 미국에 가서 경기 모습을 봤겠지만 지금을 그럴 수 없다. 미국은 경기도 열리지 않고 심지어 라이브 배팅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래도 최대한 정보를 수집 중이다. 늘 그랬듯 선수의 기량 외적인 부분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푸이그가 언급된 것을 두고 “푸이그는 현실적으로 좀 그렇지 않나. 야구 외적으로도 너무 유명한 선수”라며 “푸이그는 아니지만 현역 ML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도 고려는 하고 있다. ML 노사협상이 파행될 수도 있기 때문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선수가 오는 것까지도 머릿속에는 넣어뒀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최근 외국인선수 교체로 대성공을 거뒀다. 간절하게 성공을 응시한 제이크 브리검과 제리 샌즈처럼 모범생 외국인선수를 영입해 전력을 업그레이드했다. 새로 영입하는 외국인야수의 중요 조건도 ‘간절함’이다. 김 단장은 “동기부여는 무조건 필요하다. 솔직히 ‘한국에서 뼈를 묻겠다’와 같은 발언은 립서비스라고 본다. 그래도 최소한 한국에서 성공하겠다는 마음은 있어야 한다. 더 잘해서 다른 리그로 가든, 아니면 더 많은 돈을 쫓든 한국에서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국행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진 우투수 하비 또한 지난 몇 년 동안 수차례 구설수에 올랐다. 게다가 구위도 하락세다. 최근 모습은 빅리그 최정상급 파워피처였던 과거와 거리가 있다. 지난해 하비의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93.2마일(약 150㎞)이었다. KBO리그에서는 상위권 패스트볼 구속이지만 하비도 푸이그처럼 팀케미스트리에서 거대한 물음표를 품고 있다. 김 단장은 “현역 빅리거라고 해도 단순히 경기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면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며 단호한 모습을 비췄다.
리스트에 오른 선수는 그 어느 때보다 많다. 그런데 확인 작업도 그 어느 때보다 힘들다. 그야말로 ‘풍요속 빈곤’과 마주한 가운데 구단들은 외국인선수의 인성과 행실 또한 주목하고 있다. 일단 키움은 이달까지 외국인야수 영입을 완료지을 계획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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