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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마공원 기수들이 경주마의 조교로 새벽을 열고 있다.  제공 | 한국마사회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경주마의 능력을 끌어올리는 ‘조교전문기수’가 주목받고 있다.

스포츠 스타들이 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끊임 없이 코칭스태프의 지도를 받는 것처럼 경주마도 ‘조교’를 받는다. 조교는 경주마의 체력을 기르고 주행기록을 향상시키는 훈련으로 반복적이고 체계적으로 시행할 경우 사람과의 친밀도가 높아지고 나쁜 습관도 줄일 수 있어 경주마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주마 조교 수준은 아직 국제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경마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홍콩의 조교마 비율(일 평균 운영두수 대비 훈련받은 말 두수)은 약 80%에 육박하지만 한국의 경우 50% 내외에 불과하다. 국가별 조교 수준은 곧 경주마, 기수의 안전, 경주 수준 향상과 연관되기 때문에 한국마사회는 2018년부터 조교전문기수 제도를 시범적으로 도입해 운영하는 등 조교 수준을 향상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교전문기수는 경주마 조교를 전문적으로 수행하는 기수를 의미한다. 강한 말 배출을 위해 전반적인 조교 수준을 높이고 오랜 경험을 필요로 하는 기승기술을 보유한 전문 인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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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마공원에서 활동하는 기수들의 경주모습.  제공 | 한국마사회

지난 1년을 기준으로 조교전문기수는 하루 인당 평균 훈련 두수나 시간이 계약기수에 비해 약 50~60% 이상 많아 전반적인 조교 실적이나 훈련의 양적·질적 수준이 개선됐음이 수치로 증명됐다. 조교전문기수 제도에 대한 현장의 만족도 또한 높은 편이다. 경주마를 누구보다 잘 아는 인적자원을 활용하기 때문에 조교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기수들은 안정적인 수입으로 기수 생활을 장기적으로 지속하며 양질의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 경마시스템도 기수 개인에게도 서로 ‘윈-윈’인 셈이다.

일반기수와 조교전문기수는 1년 단위로 전환이 자유로워 기수 본인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 선택할 수 있다. 기수 개인의 일생 주기에 따라 선택할 수 있어 소득 안정성 측면에서도 크게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조교전문기수는 경마 상금, 기승료(실경주 기승 주3회 이내 제한) 외에도 조교를 통해 얻는 수입인 조교료를 받는다.

한국마사회는 올해 코로나19라는 전례 없는 상황과 함께 경마 중단 장기화에 따라 조교전문기수 시범 운영 기간을 1년 연장하기로 했다. 제도의 실효성 측면을 다방면으로 분석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조치다. 올해는 지난 5월 조교전문기수 모집 공고가 나간 이후 이해동, 윤태혁, 정평수, 황종우 등 4명의 기수가 새롭게 조교전문기수로 최종 선발됐다. 기존 윤영민, 황순도 기수를 포함한 조교전문기수 6명은 내년 6월까지 1년 동안 조교전문기수로 활동하며 조교업무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러나 부산경남에서는 올해 지원자가 나오지 않았다. 기존에 조교전문기수로 활동했던 김귀배, 이강서, 최원준 기수는 조교전문기수로 활약하며 쌓은 기승술과 노하우를 실제 경주에 투과하기 위해 일반기수로 복귀해 경주에 나서고 있다.

올해 조교전문기수로 선정된 이해동 기수는 “좀 더 많은 말들을 보고 싶고 말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경험해보고 싶어서 지원했다. 여러 마방을 경험하고 마방 별로 다른 스타일도 체감하면서 조교전문기수로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국마사회는 조교전문기수 제도를 1년 연장 운영하게 됨에 따라 향후 운영 실적과 경주마 관계자, 관계 부서 등의 의견을 다각도로 분석해 제도화 추진 및 훈련 전문계층 신설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마사회 김낙순 회장은 “조교전문기수 제도를 통해 한국 경마의 조교 수준이 한 단계 진일보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1년의 시범 운영기간을 연장하며 좀 더 많은 현장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듣고 제도를 면밀히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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