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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대한체육회가 대한철인3종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자칫 선수들에게 피해가 갈까 우려해 내린 결정이었다.
체육회는 2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36차 이사회를 열고 철인3종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했다. 체육회는 고 최숙현 선수가 팀 내에서 당한 폭행과 가혹행위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며 도움을 요청했지만 철인3종협회가 오랜 기간 선수를 보호하지 못하며 체육 단체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당초 체육회는 철인3종협회의 준가맹단체 강등까지 논의할 예정이었다. 체육회 산하에는 77개 종목 단체가 인정단체, 준가맹단체, 정가맹단체로 나뉘어 속해 있다. 현재 정가맹단체인 철인3종협회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준가맹단체로 강등되면 예산 삭감이 불가피하다. 체육회가 철인3종협회에 매년 지원하는 인건비가 2억3000만원에서 3500만원으로, 경기력 향상 지원금이 1억4200만원에서 8200만원으로 줄어든다. 지원금은 총 3억7200만원에서 1억700만원으로 30% 정도로 쪼그라든다. 뿐만 아니라 체육회가 지원하는 국제 대회의 훈련, 참가 기금도 증발하고, 신규 사업 배당도 배제된다. 실업팀 선수들이나 유망주들은 치명타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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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 인해 이날 올림픽파크텔에는 강등을 우려하는 실업팀 선수들과 가족, 지도자 등 관계자 20여명이 모여 강등 반대를 호소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강등이 왠말입니까. 살려주세요. 왜 폭력 피해자 선수 동호인들이 피해를 받아야 합니까. 엘리트 선수, 동호인들은 달리고 싶습니다. 대한철인3종협회 강등되는 건 이들에게 운동할 곳을 뺏는 것이며 그 누구도 원치 않습니다. 1차 피해 선수들에게 2차 피해를 주지 않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쓰인 종이를 나눠주며 입장을 설명했다. 고 최숙현 선수 아버지 최영희 씨도 함께해 힘을 보탰다.
결과적으로 체육회는 이들의 사정을 고려해 강등 대신 관리단체로 지정을 결정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 회장은 “선수 보호 측면에서 강등을 결정하지 않았다. 2차 피해가 우려된다. 불이익이 많다. 전국에 팀들이 있고, 선수들이 진로 문제까지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등은 현역 선수들은 물론이고 트라애슬론에 미래를 건 어린 선수들의 장래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쉽게 강등이라는 강수를 둘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관리단체로 지정된 철인3종협회 임원진은 모두 해임된다. 대의원, 이사회 등 모든 운영은 체육회가 조직한 관리위원회에서 맡는다. 위원회는 위원장 및 부위원장을 포함하여 위원 9명 이내로 구성하고, 위원장, 부위원장 및 위원은 회장이 추천한 사람이 이사회의 동의를 받은 후 위촉된다. 이 회장은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재발 차원에서 고민을 했다. 내부 문제를 살펴보고 정리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라고 철인3종협회를 관리단체로 지정해 남은 잘잘못을 따지고 조직을 정비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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