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남부지법
서울남부지방법원. 권오철 기자 konplash@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권오철 기자] 1조원 규모의 라임펀드를 판매하고 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전 증권사 센터장 장영준씨의 세 번째 재판이 열린 가운데 개그맨 김한석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주목을 받았다. 김씨는 “장씨로부터 ‘손실 가능성이 제로(0)이며 원금보장이 된다’는 취지의 설명을 듣고 라임펀드에 8억원가량을 투자했으나 대부분 손실을 봤다”고 증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17일 자본시장법 위반, 특별경제가중처벌법(사금융알선·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장씨에 대한 세 번째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은 증인으로 나선 김씨에 대한 심문으로 시작됐다. 김씨는 2017년 4월부터 장씨를 통해 라임펀드에 투자했다. 김씨의 전세 보증금 8억2500만원이 들어갔다. 김씨는 “장씨가 ‘담보금융 100%가 확실하며 연 8%의 확정금리에 플러스 알파’라고 설명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장씨는 카카오톡 문자를 통해 라임펀드의 위험부담 가능성을 수차례 질문하는 김씨에게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은 0”, “원금보장한다”, “(손실 위험이) 발생할 확률은 로또보다 낮다”라며 안심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에겐 사실상 수익이 없었다. 김씨는 “첫해 수익이 괜찮았지만 이듬해 손실이 크게 났다. 수익이 나면 CMA통장으로 넘어갔고 곧바로 장씨로부터 다른 투자를 권유받았다. 수익을 손에 쥐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펀드 잔액에 대해 “아직 환매 받지 못했으며 2개월 전에 받은 메일에는 손실률이 95%로 거의 남은 것이 없다고 나왔다”고 했다.

김씨는 장씨를 고소한 상태다. 김씨의 증언을 듣고 고소장을 작성한 법무법인 우리 김정철 변호사는 전날 자신의 SNS를 통해 ‘김한석씨는 라임 피해자들의 피해구제에 매우 중요한 증거자료와 범죄자들을 구속시키는 데 단초를 제공하는 용기를 내주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김 변호사에 따르면 김씨는 장씨를 비롯해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과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 등이 등장하는 녹취파일을 제공한 주인공이다.

김씨의 증언 이후 이종필 전 라임자산운용 부사장의 증언이 이어졌다. 이 전 부사장은 “원종준 라임 대표로부터 장씨를 소개받았다. 2017년 장씨가 찾아와 고금리 펀드를 만들어달라고 요청했다”고 라임펀드 설계 배경을 밝혔다. 그는 장씨가 고객들에게 라임펀드를 판매하며 ‘확정금리’, ‘담보금융’ 등의 단어를 사용한 것에 대해 “확정금리추구형을 그렇게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장씨에게 100% 담보라거나 위험 가능성이 없다는 식의 말은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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