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
아스널의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지난 6일 토트넘과의 북런던 더비에서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유럽 클럽축구 무대에서 명문클럽들이 줄줄이 무너지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아스널도 그렇다.

명장 아르센 벵거 감독 시절만 해도 아스널은 ‘빅4’에 들을 때가 많았다. 그러나 2020~2021 시즌 리그 성적표는 현재 4승1무6패(승점 13)으로 20개 팀 중 리그 15위다. 1981년 이후 최악의 출발이라고 한다.

한국의 축구천재로 불리던 박주영도 뛰었던 아스널. 어쩌다 이렇게 망가졌을까?

이번 시즌부터 그런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에도 리그 8위(14승14무10패)였다. 2018~2019 시즌엔 5위, 2017~2018 시즌엔 6위. 2016~2017 시즌엔 5위였다. 2015~2016 시즌 2위를 한 이후 하락세다.

벵거 감독은 1996년 10월부터 2018년 5월까지 22년 동안 아스널을 지휘하며 팀을 명문클럽으로 유지해왔다. 지난해 12월부터 지휘봉을 잡은 스페인 출신 미켈 아르테타(38) 감독은 6일 토트넘 홋스퍼와의 북런던 더비에서 0-2로 진 뒤 “경기력이 나빴지만 계속해서 싸워나갈 것”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아르테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나는 선수들을 계속해서 투쟁심을 보이고 나아가도록 지원해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나는 우리 선수들이 경기를 지배하고, 모든 기회를 만들려는 바람과 열정을 봤다. 그러나 결국은 마무리(the end product)에 관한 것이다. 이것은 그들(토트넘)이 순위표 맨 위에 있는 이유다”며 팀의 골결정력 부재를 부진의 제일 원인으로 꼽았다.

아스널의 골잡이 알렉상드르 라카제트
아스널의 골잡이 알렉상드르 라카제트가 6일 토트넘 해리 케인의 저지를 받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아스널은 토트넘과 경기까지 11경기에서 10골 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토트넘의 주득점원 손흥민 한명이 리그에서 기록한 골과 같다고 언론으로부터 비아냥도 들었다. 공점유율은 높지만 골로 만들지 못한다. 해결사가 없다는 것이다. 이번 북런던 더비에서 공점유율 70%로 크게 앞섰고, 전체슈팅수도 11-5(유효슈팅은 2-3)으로 우세했다.

어떻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것이냐는 질문에 아르테타 감독은 “골을 넣음으로써. 매우 간단하다. 우리는 골이 필요하다”면서 “그것은 지속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가봉 출신 포워드 피에르-에머릭 오바메양(31)이 이번 시즌 리그에서 2골 1도움 밖에 기록한 것이 부진의 주요 원인이다. 지난 시즌 22골(리그 득점 공동 2위)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극도의 부진이다. 2018~2019 시즌에는 22골로 리버풀의 사디오 마네(세네갈), 무함마드 살라흐(이집트)와 공동 득점왕에 오른 그였다. 그는 2016년 아프리카 올해의 선수 영예도 안았다.

프랑스 출신 포워드인 알렉상드르 라카제트(29)도 이번 시즌 리그 3골 밖에 기록하지 못하는 제몫을 해주지 못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 윌리안(32)은 득점없이 3도움만 기록하고 있다. 공격 3인방이 이번 시즌 5골 밖에 만들어내지 못한 것이다

아스널은 자칫 강등권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 명문클럽의 추락은, 그 클럽을 사랑하는 팬들의 마음을 많이 아프게 한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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