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사고가 일어난 보로카 전망대(위).사진| 그램피언스 국립공원 제공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호주의 유명 관광지에서 셀카를 찍던 30대 여성이 추락해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1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로지 룸바(38)라는 여성이 지난 12일 오후 3시쯤 호주 그램피언 국립공원 보로카 전망대에서 80m 아래로 추락했다.


멜버른 북부 빅토리아주 크레이기번에 사는 룸바는 이날 남편, 두 아들과 함께 공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했다.


그가 추락한 장소는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사진 명소인 바위 절벽이다. 룸바는 사진을 찍으려고 절벽 위 안전 난간을 넘어 해당 바위에 올라섰다. 그러나 순간 중심을 잃고 80m 아래로 추락했다. 남편과 두 아이가 지켜보고 있었다.


현지 경찰과 구조대는 룸바의 시신을 찾아 수습하는데 6시간 가량 걸렸다고 밝혔다. 거친 지형 탓에 와이어를 이용해 시신을 들어올렸다고 한다.


로지의 자녀와 남편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로지의 시누이인 자수 미날 룸바는 언론 인터뷰에서 "그녀는 아이들의 훌륭한 엄마이자 오빠의 반려자였다"며 "가족 모두가 충격에 빠져 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보로카 전망대는 그램피언 국립공원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셀카 명소'로 유명하다. 이곳을 태그한 인스타그램 사진들이 6000여개에 이를 정도로 SNS 이용자에게 인기있는 촬영지다.


그러나 보로카 전망대에서 벌어진 실족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99년 59세의 영국인 관광객이 이곳에서 떨어져 사망했다. 2018년 11월에는 한 남성이 이 절벽 가장자리에서 백 텀블링을 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유명해지는 등 SNS가 유행하면서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이어졌다.


호주 당국은 추락으로 인한 사고 방지를 위해 난간과 경고문 등을 세웠지만 '인생샷'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는 사람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램피언 경찰은 지난해 초 페이스북을 통해 "셀카를 찍기 위해 안전 난간을 넘어 절벽에 이르는 행동은 끔찍하게 이기적인 행동"이라며 "어떤 셀카도 당신의 안전을 위태롭게할 가치는 없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실제 룸바가 사망하기 30분 전 동행한 가이드도 이들 일행에게 추락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번 사고가 발생하자 리사 네빌 경찰국장은 "목숨보다 가치 있는 사진은 없다"라며 "소셜 미디어보다 안전을 중시해달라. 이번 사건은 불행하게도 우리가 너무 자주 보는 행동의 결과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위험 지역에서 셀카를 찍는 행동은 당신을 위험하게 할 뿐 아니라 구조대원과 응급 서비스 종사자의 생명까지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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