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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대만에서 맹활약한 선수는 한국으로, 한국에서 재계약을 맺지 못한 선수는 대만으로 향했다. 리그 수준과 규모, 연봉에 따른 상관관계가 한국과 일본처럼, 한국과 대만 사이에도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겨울 외국인투수 4명이 그렇다.
4년 동안 키움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마운드에 오른 제이크 브리검은 이듬해 대만프로야구 신생팀 웨이추안 드래건스에서 뛴다. 브리검과 더불어 올해 KIA 유니폼을 입었던 드류 가뇽도 웨이추안과 계약을 맺었다. 4구단 체제였던 대만프로야구는 웨이추안 재창단으로 2021년부터 5구단 체제로 확장된다.
자연스레 외국인선수들의 일자리가 늘었다. 신생팀 웨이추안은 아시아 무대 경험이 있는 브리검과 가뇽을 선발 로테이션에 넣었다. 브리검은 키움 소속으로 대만 스프링캠프를 치른 경험도 있기 때문에 보다 순조롭게 적응할 전망이다. 2연속시즌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이탈했던 브리검이지만 건강만 유지한다면 웨이추안의 선택은 대성공이 될 가능성이 높다. 브리검은 지난 11월 2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6.1이닝 2실점으로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다. 현재 대만프로야구에는 브리검과 가뇽 외에 헨리 소사와 헥터 노에시, 펠릭스 듀브론트, 브록 다익손 등 다수의 KBO리그 경험자들이 소속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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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의 경우도 있다. 두산과 한화는 각각 아리엘 미란다와 라이언 카펜터를 2021시즌 외국인투수로 영입했다. 미란다와 카펜터 두 왼손투수는 올해 대만에서 빼어난 활약을 했다. 특히 미란다는 각종 지표에서 상위권에 올랐다. 자연스레 2020시즌 중 몇몇 구단은 미란다 영입을 고려했다. 지난해 SK가 시즌 중 헨리 소사를 데려온 것처럼 미란다 또한 외국인투수가 부진한 팀에 해답이 될 것으로 보였고 결국 미란다는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이대로라면 2021시즌 중 혹은 2021시즌 후 재이동이 이뤄질 수도 있다. 특히 브리검은 지난 4년 동안 충분히 기량을 증명했다. 건강에 물음표가 붙으면서 키움과 인연을 이어가지 못했지만 기량 외적인 부분에서도 브리검은 동료들에게 늘 찬사를 받았다. 브리검이 대만에서도 든든히 마운드를 지킨다면 2021시즌 중 혹은 시즌 후 외국인투수 자리에 공백이 생긴 KBO리그 구단이 브리검을 바라볼 확률이 적지 않다.
반대로 미란다 혹은 카펜터가 다시 대만으로 향할 수도 있다. 당연히 이들의 목표는 KBO리그 잔류 혹은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 더 나은 조건의 계약을 맺는 것이겠지만 누구도 미래를 예상할 수 없다. 올해 소사가 다시 대만으로 돌아가 활약을 이어간 것처럼 한국과 일본 만큼이나 한국과 대만 사이 거리도 가까워졌다. 미국야구가 메이저리그와 3, 4단계의 마이너리그로 구성된 것처럼, 아시아야구도 일본프로야구와 KBO리그, 그리고 대만프로야구가 절묘하게 맞물렸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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