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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2021 아시아컵 예선 포스터. | FIBA 아시아 캡처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예견된 파행인가.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참가를 위한 소집일 당일에 경기 취소 통보를 받았다. 코로나 확산 탓에 변수가 많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던 사실이지만, 출국 하루 전에 대회를 치를 수 없다는 소식이 날아든 것은 충격이다. FIBA의 무능이 극에 달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농구협회는 12일 오전 카타르에서 치를 아시아컵 A, B, E조 예선을 치를 수 없게 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협회에 모이기 위해 준비하던 관계자들 모두 당혹스러운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대표팀은 이날 소집해 13일 오전 카타르로 출국할 예정이었다. 나흘간 현지적응과 훈련을 한 뒤 18일부터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과 A조 예선을 치른다는 계획이었다. 그런데 카타르 정부가 12일 자국내 코로나 확산세를 고려해 이날부터 국내에서 열리는 모든 스포츠 대회를 취소하라고 통보했다.

카타르 농구연맹뿐만 아니라 FIBA도 당황하기는 마찬가지. 애초 코로나 확산세가 사그라들지 않았는데, 굳이 아시아컵 예선을 강행해야 했느냐는 회의론이 거셌기 때문에 예견된 파행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한국농구협회도 멘붕에 빠지기는 마찬가지. 취소 통보를 받자마자 핫라인을 가동해 대회 취소 소식을 전파한 뒤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FIBA도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예선 참가국에 공문을 보내 ‘가까운 시일 내에 경기를 치를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다. 이날 오후 9시까지 결정 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협회는 사실상 할 수 있는게 없기 때문에 FIBA의 결정을 기다려야 하는 입장이다.

한국프로농구연맹(KBL) 소속 10개구단도 멘붕에 빠지기는 마찬가지다. 만약 대회를 다른 장소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하면, 일정 연기가 불가피하다. 체육관 섭외와 미디어 환경 조성 등 대회를 치를 준비에만 사나흘 이상 필요하다. 선수단 숙소도 섭외해야 하고, 훈련 일정과 동선 등도 마련해야 한다. 하루 이틀로 준비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KBL은 아시아컵에 각 팀 주축 선수 한 명씩 선발했고, 오는 23일까지 휴식기에 접어들었다. 가뜩이나 대회를 마친 뒤 귀국하면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하고, 몇몇 팀은 주축이 빠진채로 순위 경쟁을 해야하는 탓에 볼멘 소리가 나오던 상황이다. 아시아컵 일정이 연기되면, 귀국일정도 늦어지고, 자연히 팀 합류 시기도 미뤄진다. 쉽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라는 의미다.

물론 대회가 취소되면 KBL의 고민은 사리진다. 그러나 불보듯 뻔한 상황을 두고 제대로 목소리를 내지못한 농구협회와 안일한 대응으로 사태를 키운 FIBA, 카타르농구연맹 등은 비난의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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