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태프트
제27대 미합중국 대통령 윌리엄 태프트는 1910년 워싱턴 DC 그리피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워싱턴 세네터스 개막전에 첫 시구를 하며 메이저리그 대통령 시구의 전통을 수립했다. AP연합연합

[LA=스포츠서울 문상열전문기자] 미국은 2월의 3번째 월요일이 대통령의 날이다. 2021년은 2월15일(현지 시간) 대통령의 날로 연방 공휴일이다. 대통령이 날인 터라 스포츠와 대통령이 연관된 뉴스들이 눈에 띈다.

미국의 ‘국민오락(National Pastime)’으로 통하는 야구는 대통령과도 가장 인연이 깊다. 현재 대통령의 개막전 시구는 1910년 4월14일 윌리엄 H 태프트 대통령이 처음했다. 111년 전이다. 워싱턴DC에 소재한 그리피스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어슬레틱스-워싱턴 세네터스 개막전에 참가해 관중석에서 시구했다. 이 때부터 미국 대통령의 메이저리그 시구는 전통이 됐다. 단임으로 마친 지미 카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에 시구를 하지 않았다. 대통령 취임 전과 현직에서 물러났을 때는 시구를 했다.

월드시리즈 첫 시구는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다. 역대 최다 시구는 재임 기간이 가장 길었던 루즈벨트 대통령으로 11차례였다. 그 다음으로 아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8차례 시구했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유일한 리틀리그 선수 출신인 부시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시구자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2001년 9.11 테러 사건 이후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3차전 시구는 역대 최고로 평가받는다. 마운드에서 야구 선수 출신답게 스트라이크로 볼을 뿌렸다.

조지 W 부시
2001년 9.11 테러 후 양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월드시리즈 3차전에서 역대 최고의 시구를 한 조지 W 부시 대통령. 대통령 가운데 유일한 리틀리그 선수 출신이다. AP연합뉴스

아버지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아이비리그 예일대학교 야구부 캡틴 출신이다. 대학 시절 홈런 아이콘 베이브 루스가 격려해준 일화는 유명하다. 아들 부시는 우완이지만 아버지는 우투좌타였다. 아버지 부시는 캐나다에서 시구한 대통령이기도 하다. 1990년 스카이돔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홈 개막전에서 시구했다. H. W 부시 대통령은 샌디에고 잭 머피 스타디움에서 MLB 전설 테드 윌리엄스와 함께 시구한 적도 있다. 대통령으로 최초의 왼손 시구는 1945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었다. 트루먼 대통령은 1950년 시구 때는 오른손, 왼손으로 두 차례 시구를 했다.

시구자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대통령이 로널드 레이건이다. 1984년 예정에 없이 볼티모어 개막전을 덕아웃에서 관전하다가 시구를 했다. 최초의 마운드 시구자이기도 하다. 역대로 대통령들은 앉아있는 관중석에서 시구하는 게 관례였다. 보안 때문이었다. 시카고 컵스 팬으로 유명한 레이건 대통령은 리글리필드에서 벌어진 피츠버그-시카고 컵스전에 마운드과 중계석에서 두 차례 시구를 하기도 했다. 영화배우 출신인 레이건은 배우가 되기 전에 스포츠 중계도 했었다.

버락 오바마
2009년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올스타게임에서 시구를 하고 있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카고 화이트삭스 자킷을 입고 있다. AFP연합뉴스

농구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8년 재임동안 2차례 시구를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시카고 화이트삭스 열혈팬이다. 2009년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렸던 올스타게임 때 화이트삭스 자킷을 입고 던져 팬들로부터 우~~하는 비난을 듣기도 했다. 2010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워싱턴 내셔널스 개막 시구 때도 자킷은 홈팀 워싱턴, 모자는 화이트삭스를 고집했다. 화이트삭스의 애정이 각별하다.

moonsy1028@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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