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미국 CBS방송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영국 해리 왕자의 부인 메건 마클이 영국 왕실생활로 인한 스트레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해리 왕자와 마클은 7일(현지시간) 미국 CBS에서 방송한 )에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의 독점 인터뷰에서 영국 왕실을 떠나게 된 배경 등을 말했다.


특히 마클은 왕실 생활로 외롭고 고립돼 자살을 생각하기도 했고, 왕실에서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의 피부색을 걱정했다고도 폭로했다.


마클은 "더이상 살고 싶지 않았다. 아주 분명하고 끔찍하고 거듭된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그(해리 왕자)가 부드럽게 안아줬던 것을 기억한다"고 말했다. 자해하거나 자살을 생각 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흑인과 백인 혼혈인 마클은 2019년 출산한 아들 아치와 관련해 인종차별 의혹도 제기했다. "임신했을 때 아이가 태어나면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 등에 대한 우려와 대화가 오갔기 때문에 왕실이 아치를 왕자로 만들기를 원치 않았다"면서 누가 아치의 피부색을 문제 삼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어 "아치가 왕자가 되지 못할 것이고 이에 따라 안전을 보장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라며 "작위의 욕심은 없었지만 그것이 아치의 안전에 영향을 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미국 영화배우 출신인 마클과 해리 왕자는 2018년 5월19일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으며 결혼했지만 결혼 직후 왕실과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지난해 1월 왕실 가족으로서 공식 역할에서 물러나겠다고 독립을 발표했다.


마클은 자신이 영국 언론과 왕실의 교묘한 술책으로 만들어진 "인격 암살의 희생자"라면서 "영국 일원이 된 이후에 왕실 기관 사람들은 다른 왕실 인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거짓말도 서슴지 않았지만 나와 내 남편을 전혀 보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의 형인 윌리엄 왕세자의 부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마클은 미들턴 왕세자비를 울렸다는 루머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결혼식이 있기 전 그가 화를 냈고 오히려 내가 울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로 인한) 갈등은 없었다"면서 "미들턴 왕세손비가 그것에 대해 사과를 했기 때문에 그 사건을 말하는 것은 그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해리 왕자는 영국 왕실에 서운해하면서 '불화'를 일부 시인했다. 그는 어느 시점 이후로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가 자신의 전화를 받지 않고 있다며 "이해 부족, 지원 부족으로 왕실을 떠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1997년 프랑스 파리에서 파파라치의 추격을 받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어머니 다이애나 왕세자비도 언급했다. "나는 (어머니가) 이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매우 화가 나고 슬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아내와 함께 여기 앉아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정말 기쁘고 다행이다. 그 세월 동안 어머니가 혼자서 이런 과정을 겪었을 때 어땠을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터뷰는 해리 왕자 부부가 왕실과 결별 후 가진 첫 언론 인터뷰로 방영 전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해리 왕자 부부는 현재 미국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으며 올해 초 둘째를 임신했고 둘째가 여자 아이라는 사실도 인터뷰에서 공개했다.


이들은 인터뷰의 대가로 돈을 받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는 CBS가 마클과의 2시간 인터뷰 라이선스 구입 비용으로 윈프리의 제작사 하포 포로덕션에게 700만달러(약 79억원)에서 최대 900만달러(약 101억원)를 지불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CBS는 이 인터뷰를 영국 ITV를 비롯한 다양한 채널에 판매할 계획이다.


영국 왕실은 이번 인터뷰를 앞두고 지난 3일 마클이 왕실 직원을 괴롭혔다는 의혹을 조사하겠다고 밝혀, 해리 왕손 부부를 둘러싼 왕실 내부의 알력과 갈등, 상호 비방전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hj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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