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 로체
캡처 | 영국 ‘더선’ 영상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공사장에서 근무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출신 리 로체(40)의 근황이 주목된다.

리 로체는 지난 2003년 3월 18일 스페인 데포르티보 라 코쿠냐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 수비수로 뛰었다. 그 당시 로체는 로랑 블랑, 존 오셔 등과 스리백을 섰다. 이 외에도 라이언 긱스, 대런 플레처, 니키 버트, 디에고 포를란, 필 네빌 등과 그라운드를 누볐다.

22일(현지시간) 영국 ‘더선’은 과거 맨유에서 뛴 영건 로체의 근황에 주목했다. 21세 이하 대표팀으로 활약한 만큼 전도유망한 선수로 꼽혔던 로체는 유럽 클럽대항전에서 뛴 두 달 만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자유계약으로 풀렸다. 그는 이후 렉스햄, 번리, 드로일스덴 등의 팀을 거쳤지만 부상 등 이유로 27세라는 이른 나이에 은퇴를 선택해야 했다. 로체는 “집에 와서 TV로 축구도 보고 싶지 않았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로체는 영국프로축구선수협회(PFA)의 도움을 받아 제 2의 인생 계획을 세웠다. 현재 벽 단열재를 마감하는 공사 현장에서 일하는 로체는 “공사장 동료 몇 명이 맨유에서 어떻게 여기까지 오게 됐는지 궁금해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얘기는 꽤 지루할 수 있기에 맨유 당시 기억을 당당하게 얘기하진 않는다”면서 “어린 선수들이 현실을 알아야 훈련에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마도 대부분의 선수들은 프로로 성공하지 못하면 이후 계획이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로체는 맨유 당시 7만 5000여 관중 앞에서 경기를 뛴 추억을 떠올리기도 했다. 그는 “올드 트래퍼드의 7만 5000여 관중 앞에 선 건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며 “나는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감독이 나중에 얘기한 게 기억난다. 상대 뉴캐슬의 공격수 앨런 시어러가 나를 제치고 헤딩골을 뽑아냈을 때 감독은 ‘먼저 대비해서 공격수에게 실점을 허용하지 말라’고 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로체가 맨유에서 뛴 경기는 3경기뿐이다. 그렇기에 로체는 “맨유에서의 시간에 감사하다”며 “후회는 없다”라고 마무리했다.

pur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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