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현정기자] "오스카시상식에 참석하려는데 아들이 아시안 증오범죄 때문에 걱정하고 있다.




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이 오스카 시상식 참석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에 사는 아들이 자신의 방문을 걱정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윤여정은 12일(현지시간) 미국매체 포브스와 인터뷰를 갖고 "두 아들이 한국계 미국인인데, 로스앤젤레스(LA)에 사는 아들이 오스카 시상식을 위해 미국에 가려는 나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신의 아들이 "길거리에서 어머니가 다칠 수도 있다. 어머니는 노인이라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그들(증오범죄 가해자들)은 노인을 노리고 있다"고 우려한다며 경호원을 붙이자는 얘기까지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들은 내가 (증오범죄) 공격을 받을까 봐 걱정하고 있다"며 "이건 끔찍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포브스는 윤여정이 미국 배우조합(SAG) 여우조연상과 영국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잇달아 수상해 오는 25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에서도 "선두주자로서 빠르게 탄력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관련, 윤여정은 "('미나리'에서) 한국말로 한국에서처럼 연기를 했을 뿐인데, 미국 사람들로부터 이렇게 많은 평가를 받을 줄 몰랐다"며 "솔직히 나는 배우들 간의 경쟁을 좋아하지 않는다. 배우들은 영화마다 다른 역할을 연기하는데 이것을 비교할 방법이 없다.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5명 모두 승자"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결혼과 미국 이주, 이혼의 경험이 현재의 자신을 키운 원동력이었다고 소개했다.



윤여정은 1970년대에 전성기를 누리다 결혼하면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10여 년을 미국에서 살다가 이혼 후 한국에서 다시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과거 한국에선 결혼하면 특히 여배우의 경우 경력이 끝났다"면서 "나는 연기를 그만둘 생각이 없었는데 주부가 됐고 그냥 그런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이혼 경험에 대해서도 "그 당시만 해도 이혼은 주홍글씨 같았고 '고집 센 여자'라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그래서 이혼한 나는 텔레비전에 나오거나 일자리를 얻을 기회도 없었다"고 털어놨다.



이어서 "끔찍한 시간이었다. 두 아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어떤 역할이라도 맡으려 노력했고 과거 한때 스타였을 때의 자존심 따위는 신경쓰지 않았다"며 "그때부터 아주 성숙한 사람이 된 것 같다"고 회상했다.



윤여정은 "(나 이전에) 한국 영화 역사상 오스카 (연기상) 후보에 오른 사람이 없었다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어떤 면에서는 슬프다"면서도 "매우 감사하게 생각한다. 인생은 나쁘지 않으며 놀라움으로 가득하다"고 전했다.




hjcho@sportsseoul.com


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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